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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 잃은 포스코…리튬·바이오 ‘공중분해’ 되나

유명환 기자

ymh7536@

기사입력 : 2018-04-30 00:00

주요현안 처리 중단…“경영독립성 정부가 훼손”
차기 회장 오인환·장인화 거론 속 내부 어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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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유명환 기자]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이 안팎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권오준 회장 사의 표명 이후 수 년 간 공들인 리튬사업과 바이오 사업 등이 ‘공중분해’될 가능성이 대두했다.

포스코 일각에선 후임 회장이 계속 추진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관련 업계는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 새 정부 권 회장 배제설 현실로

29일 포스코와 재계에 따르면 지난 권오준 회장은 지난 18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긴급 이사회에서 “100년 기업 포스코를 만들기 위해서는 젊고 유능한 인재가 최고경영자를 맡는 게 좋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권 회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로 약 2년 정도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재계는 권 회장의 결정에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31일 창립 50주년 행사에서 권 회장은 그룹 내 비전을 제시하면서 직무를 계속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했던 터였다.

특히 권 회장은 리튬이온 전지사업 등 미래 신성장 사업의 중요성을 유난히 강조했다.

권 회장은 “미래성장위원회 등 그룹사 협의를 통해 차세대 성장사업 발굴을 강화하고, 사업추진의 유연성도 높이겠다”며 “리튬, 2차전지 등 진행 중인 신사업에 대해서는 지속적 제조기술 개발 및 안정적 원료 확보를 통해 국내외 생산기반을 확충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권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서 잇따라 제외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미국을 시작으로 11월 인도네시아, 12월 중국, 올해 3월 베트남 등에 경제사절단을 꾸려 순방에 나섰지만 권 회장은 사절단 명단에서 제외됐다.

◇ 수장 잔혹사 반복 멈춰버린 신사업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연루된 혐의를 완전히 벗지 못하면서 회장 교체설이 끊이질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권 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특검 조사를 받은데다 첫 선임 때 권력 실세의 입김으로 회장에 올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중도하차설이 끊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 잇따른 중도 사임으로 인해 신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권 회장의 사의 표명으로 본격화 되던 리튬사업 추진도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권 회장은 2014년 취임 이후 줄곧 리튬사업을 세계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강조 한 바 있다.

권 회장은 “2020년부터 연산 3만톤 규모의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등 국내외 연 4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권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불투명해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권 회장의 후임이 현재 진행중인 리튬 사업과 바이오사업 등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 칠 경우 수년간 공들인 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없다”며 “특히 미국과 중국 정부가 벌이고 있는 철강제품에 대한 ‘반덤핑’ 문제 등 산적한 현안 처리가 매끄럽게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스코 회장 선임 관행에 대해 이영면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포스코에 끼치는 외풍을 차단하기 위해선 신임 수장 임명 과정에 정부가 손을 떼고 이사회 중심으로 자율적인 절차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영의 연속성과 미래 성장을 위해 정치 개입을 막고 CEO의 임기를 보장하는 제도적 보완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차기 회장 하마평 설왕설래 ‘열기’

포스코 이사회는 이 같은 우려에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착수했다. 업계는 권 회장을 대신할 인물로 오인환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최정우 포스코컴텍 사장, 장인화 철강2부분문장, 황은연 전 포스코인재창조원장,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 등이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오인환 사장은 권 회장 체제에서 2인자로 평가받았다. 마케팅본부장, 철강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권 회장이 바로 사퇴하지 않고 포스코의 CEO 후보군 발굴시스템인 ‘승계 카운슬’에 멤버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오 사장의 승진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있다.

최정우 포스코컴텍 사장은 지난해 3월까지 포스코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고, 현재 포스코가 주목하고 있는 리튬 관련 음극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도 주목할 만하다. 참여정부 시절 회장을 역임한 이구택 전 회장의 라인으로 지난 1985년 포항종합제철에 입사한 뒤 2001년 자금관리실 자금기획팀장, 자금관리실 IR팀장, 재무투자부문 재무실장·상무, 전략기획총괄부문 재무실장·상무 등을 거친 그룹 내 ‘재무통’이다.

지난해 3월 권 회장 연임 당시에도 유력한 대항마로 꼽혔던 황은연 전 포스코인재창조원장 이름도 나온다. 황 전 원장은 2016년에는 권 회장의 후임으로 물망에 올랐다가 2017년 초 권 회장이 연임되자 인재창조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 지난달 퇴임했다. 외부에서는 광주출신의 포스코 사장을 지낸 김준식 일진제강 대표이사도 거론된다.

현재 포스코 이사회는 ‘CEO 승계카운슬’을 구성해 후보군을 발굴하고 사외이사가 중심이 되는 이사회에서 자격심사 대상을 선정한 다음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CEO 후보추천위원회에서 후보군의 자격을 심사하게 된다. 이사회에서 후보를 확정하고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정상적인 CEO 선임 시에는 주총 개최 3개월 전부터 CEO 선임절차가 진행되지만 이번에는 CEO 선임 기간 축약이 불가피하다”며 “가급적 빠른 기간 내에 임시 주총을 통해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사정당국 권 회장 수사 고삐 바짝

현재 사정 당국은 권 회장 등에 대한 각종 의혹을 수사중이다. 지난 3월 사회연대포럼과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는 포스코가 2011년부터 무분별하게 해외 투자를 진행하면서 부실을 키웠다며 권 회장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여기에 포스코의 광고계열사인 포레카 지분을 강탈하려 한 의혹은 현재 재판을 앞두고 있다. 또, 검찰은 권 회장의 고등학교 동창인 유모씨가 협력업체로부터 로비자금을 챙긴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황병주)는 포스코가 발주하는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유씨에게 금품을 제공한 협력업체 관계자들을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유씨는 권 회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포스코가 발주하는 사업에 수주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놔주겠다고 협력업체들에 접근한 뒤 상당한 액수의 커미션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환 기자 ymh753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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