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혁신 외친 정용진, 전문점·하남센터부터 ‘제동’

신미진 기자

mjshin@

기사입력 : 2018-04-02 00:00 최종수정 : 2018-04-02 10:21

노브랜드 이어 피코크 전문점 출점
“골목상권 침해”… 중소상인 반발
하남 시민 반발에 부지계약 연기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사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정용진닫기정용진기사 모아보기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야심차게 발표한 오프라인·온라인 사업 혁신이 시작부터 위기를 맞고 있다.

역신장하는 대형마트 사업 대안으로 자체 브랜드(PB) 피코크 전문점 출점과 초대형 온라인 물류센터 건립을 예고했지만 지역 주민들과 소상공인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난항이 예상된다.

1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하반기 중 서울 시내에 피코크 전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피코크는 이마트 식품 PB로 약 1000여개의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2016년 기준 피코크의 매출액은 1900억원으로 론칭 3년만에 5배 이상 불어났다. 지난해에는 약 3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피코크 전문점 출점은 정 부회장이 직접 밝힌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신세계그룹 채용박람회장에서 “올해 9~10월 중 서울 시내에 피코크 전문점 오픈 계획을 검토 중”이라며 “매장 디자인과 판매할 상품들의 개발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의 피코크 전문점 사업 진출은 노브랜드 전문점 론칭 성공에 따른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노브랜드는 이마트의 또 다른 PB로 식품뿐 만 아니라 생필품까지 아우른다.

2016년 8월 출점을 시작한 노브랜드 전문점은 론칭 약 2년여 만에 전국 110여개 매장을 열며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다. PB제품의 경우 유통구조 단순화로 일반제품 대비 20~40%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노브랜드 전문점이 변종 기업형슈퍼마켓(SSM)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09년 이마트는 SSM 이마트에브리데이를 앞세워 골목상권에 진출했으나 중소상인들의 반발에 2013년부터 신규 출점을 중단했다. 몸집 불리기에 실패한 이마트에브리데이는 현재 적자 늪에 빠진 상태다.

이후 이마트는 이마트에브리데이 대신 PB 전문점을 출점하기 시작했다. 초저가를 내세워 소비자들의 편의를 높이면서도 신선식품 등을 일체 판매하지 않아 소상공인과의 마찰을 피할 수 있다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오히려 이마트는 노브랜드 전문점을 소상공인 터전인 재래시장에 입점시키며 ‘상생 스토어’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노브랜드 전문점에 대한 잡음은 여전히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 29일 노브랜드 강릉 교동점은 지역 소상공인들의 반발로 출점이 무산됐으며, 대구시는 노브랜드 전문점 출점에 대한 2년 연기를 권고했다. 춘천시는 오는 3일 노브랜드 입점을 두고 이마트와 첫 자율조정회의를 열 예정이다.

노브랜드 전문점 침해 논란은 신세계 내부에서도 불거진 바 있다. 앞서 인천 서구에서 이마트24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같은 건물에 노브랜드 전문점이 들어서 피해를 보고 있다며 항의성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했다. 이마트24에서도 노브랜드 제품을 팔고 있어 상품·상권이 중복된다는 게 논란의 골자다.

이에 정 부회장은 노브랜드 전문점과 편의점 이마트24의 상권 중복 논란에 대해 “뼈아픈 실수”라며 “상품 중복률을 연말까지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상품 중복률을 1% 미만으로 낮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브랜드 전문점 출점에 잇단 제동이 걸린 가운데 피코크 전문점 오픈 계획에도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이마트 관계자는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 협약 체결 등을 진행하고 의견을 적극 수렴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가 온라인 사업 강화 일환으로 발표한 하남시 물류센터 개발안에도 먹구름이 꼈다. 신세계 측은 하남 미사신도시 일대에 초대형 온라인 물류센터를 짓겠다고 공언했지만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결국 LH와의 부지계약을 잠정 연기했다.

이마트는 최근 하남 미사지구의 자족시설용지 4개 블록(2만1422㎡)을 매입했다. 입찰 가격은 972억원이다. 정 부회장은 “하남에 세상에 없고 아마존을 능가하는 최첨단 온라인 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라며 “30층 아파트 높이로 예술성을 가미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짓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해당 지역 주민들은 신세계의 발표 직후 주민간담회를 개최하며 즉각 반발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오수봉 하남 시장은 “주민과의 합의 없이 초대형 물류센터 건립은 절대 불가”라며 “대형 물류센터가 입점할 시 대규모 교통문제, 도시환경 파괴, 어린이 안전문제 등이 예견된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하루에도 수십 여대의 대형 트럭들이 오고가면서 주민의 안전 문제와 미세 먼지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물류센터가 들어설) 자족지구 건너편에는 초등학교, 유치원 등 교육시설이 인접해있고 항상 교통체증을 겪는 지역”이라며 “주민들은 이같은 시설을 원하지 않는다”는 등의 글이 게재돼있다. 현재 올라와있는 2개 청원에 참여한 국민 수는 약 6200여명이다.

실제 신세계는 지난해 8월 경기 구리시 갈매지구에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하다가 이 같은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하남의 경우 신세계의 부지 매입 소식이 전해졌을 때 이마트와 전문점 등유통 채널 입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에 반발도 큰 것으로 보인다”며 “앞서 이마트에브리데이 출점 중단과 구리 물류센터 철회 등의 전례를 봤을 때 계획이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