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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MG손해보험, 매각 분위기 대조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18-03-19 00:18

ING, 우량 매물 인식에 ‘KB·신한’ 군침
MG, 대주단 강제 매각 나서…전망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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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MG손해보험, 매각 분위기 대조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기사 전송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ING생명의 예비실사에 나서면서, 지난해부터 소문만 무성했던 보험사 M&A 시장이 다시 한 번 격변을 맞이할 전망이다.

여기에 2021년 다가올 IFRS17 적용으로 인해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부담이 커짐에 따라, 경영난을 겪고 있는 MG손해보험·KDB생명 등도 잠정적 매물로 거론되면서 업계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M&A 시장에서도 우량 매물인 ING생명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어 상대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MG손보·KDB생명의 고민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 ‘독보적 매물’ ING생명 놓고 KB금융-신한금융 눈치싸움

현재 보험사 M&A 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매물로 손꼽히는 보험사는 단연 ING생명이다. 이들은 지난 2016년부터 꾸준히 M&A 매물로 언급되며 보험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ING생명은 IFRS17과 K-ICS 등 머지않아 도입될 보험업계 회계기준 변화에 가장 선제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한 보험사로 손꼽힌다.

이들은 외국계 보험사로서 일찍이 글로벌 기준에 맞춘 자산부채관리를 펼쳐왔다. 그 결과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에서 지난해 말 기준 455%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보험사들의 평균 지급여력비율이 200% 초중반대에 형성되어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압도적인 수치다.

자산규모 면에서도 ING생명은 생보업계 6위권에 속하는 31조 원 가량의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높은 지급여력비율을 토대로 소비자 신뢰도도 높아 영업 면에서도 긍정적인 지표들이 많다.

여기에 ING생명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ING생명’이라는 브랜드 네임을 사용할 수 있는 기한이 올해까지라는 점 역시 매각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지난 2013년 말 MBK파트너스는 ING그룹으로부터 ING생명의 지분 100%를 1조8400억 원에 사들인 이후, 브랜드 네임을 5년간 사용하기로 계약했던 바 있다.

보험업계는 MBK파트너스가 ‘ING생명’이라는 브랜드명을 유지할 수 있는 올해 안에 매각에 나설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기업 인수 뒤 3~5년 뒤에 매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도 관건이다.

실제로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6년에도 ING생명의 매각을 추진했으나, 적당한 인수자가 없어 한차례 무산됐던 바 있다.

이처럼 매력적인 매물인 ING생명의 유일한 걸림돌은 바로 높은 가격이다. 지난해 5월 MBK파트너스는 ING생명을 코스피 시장에 상장시켜 몸집을 키웠다.

현재 MBK 지분은 59.15%, 지분 가치는 약 2조4600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다면 ING생명의 매각가는 3조 원을 웃돌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인수자로 거론되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지난해 각각 3조3000억원, 2조9000억 원대 순이익을 거둔 것을 고려하면 3조 원이 넘는 가격은 양 사 모두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다만 양 사 중 누가 ING생명을 인수하더라도 보험업계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ING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31조 원 가량의 자산규모로 업계 6위 수준을 기록 중이다. 신한생명은 29조 원의 자산규모로 업계 7~8위 수준에 속하며, KB생명은 9조 원대로 업계 17위 수준으로 다소 존재감이 크지 않다.

만약 KB금융이 ING생명 인수에 성공해 KB생명과의 합병이 이뤄지면 자산규모 40조 원으로 통합 미래에셋생명을 제치고 5위 자리를 탈환하게 된다.

반대로 신한금융이 인수에 성공해 신한생명과의 합병이 이뤄진다면 약 60조 원 수준의 매머드사가 탄생해 64조 원으로 현재 4위인 NH농협생명마저 넘볼 수 있게 된다.

당초 신한금융은 계열사 중 손해보험사가 없어 포토폴리오 완성을 위해 손보사 인수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손해보험사 시장에 크게 매력적인 매물이 없는데다가, 지난해 KB금융지주가 비은행권의 약진으로 8년 만에 순이익 1위 자리를 차지함에 따라 전략을 약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보험업계는 ING생명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매각을 놓고 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칼자루를 쥔 것은 MBK파트너스인만큼 유리한 고지에서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하는 한편, “ING생명의 높은 몸값을 감당하기 위해 블록딜 방식을 차용한 ‘쪼개 팔기’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MG손보·KDB생명.. 경영 난조에 매각 여부 ‘안개 속’

이처럼 ING생명 매각을 놓고 MBK파트너스가 여유롭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함께 매물로 거론되던 MG손해보험, KDB생명 등의 전망은 안개 속이다.

MG손해보험은 대주주단을 통해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잠재적 인수후보에게 투자의향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MG손보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더 늦기 전에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NH농협은행, 새마을금고, 한국증권금융 등으로 구성된 MG손보 대주단은 이번에도 유상증자가 무산되면 RBC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약정에 따라 강제매각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MG손보의 대주주인 새마을금고는 그간 여러 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약 2200억 원 가량의 자본을 투입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MG손보의 재무상태가 나아지지 않자 지난해 말에는 유상증자 요청을 거절했던 바 있다. 당초 새마을금고가 MG손해보험의 전신인 그린손해보험을 인수할 당시 주도적 역할을 했던 전임 신종백 회장이 물러나면서 MG손보의 동력이 떨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MG손보 노조원들은 새마을금고중앙회에 유상증자 및 경영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회생을 위한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MG손해보험이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점을 들며 유상증자만 이뤄진다면 충분히 경영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가 끝내 부결될 경우, MG손해보험은 어쩔 수 없이 매각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게 된다.

한 MG손해보험 노조 관계자는 “새마을금고 측이 MG손보 운영에 뜻이 없다면 차라리 매각이 이뤄지는 편이 더 바람직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매각이 이뤄진다고 해도, 회사 규모가 영세하고 추가적인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MG손보의 지급여력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15%로 손보업계 최저 수준이다.

업계는 지급여력비율을 당국 권고 기준인 150% 이상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약 670억 원 수준의 증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손해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신한금융지주마저 국내 보험사 보다 해외 보험사 인수에 관심이 높다는 의견을 피력해왔다.

게다가 신한금융이 최근 방향을 바꿔 생보사 인수 쪽에 더 무게를 두면서, 국내 기업들이 MG손보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다.

한편 KDB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76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110%대 정도의 낮은 지급여력비율로 재무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였다.

다행히 대주주인 산업은행으로부터 최근 3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이뤄지면서 급한 불은 꺼진 상태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를 위해 KDB생명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검토하며 추가적인 자본 확충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은 지난달 새로운 수장으로 보험업에 정통한 정재욱 세종대 교수를 사장을 맞이하는 등, 내부적으로도 쇄신에 나서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경영 상태를 정상화시켜 매물로서의 매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다만 이들은 과거에도 2014년 두 차례, 2016년에는 한 차례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전례가 있는데다가, ING생명에 비하면 수익성과 자본건전성 측면에서 부족해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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