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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남양유업…‘갑질·사드’ 해결책은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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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03-19 06:00 최종수정 : 2018-03-19 07:56

작년 영업익 88% ‘뚝’…신사업도 미흡
대표직에 첫 외부인사…분위기 쇄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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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남양유업…‘갑질·사드’ 해결책은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남양유업의 시련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3년 ‘대리점 갑질’ 파문으로 곤두박질 친 실적을 간신히 회복하는 듯 했으나 이번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이라는 장벽을 마주하면서 영업이익이 다시 급감했다.

매출은 1조원대를 지키고 있으나 저출산에 따른 분유소비 감소 대항마로 야심차게 도전한 신사업 성적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이에 남양유업은 창사 54년 이래 첫 외부인사를 대표로 영입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1억원으로 전년대비 87.8% 급감했다. 매출액은 1조1670억원으로 5.8% 줄어들었다.

지난해 남양유업의 부진한 성적에는 사드 영향이 컸다. 중국의 영업정지 처분 등으로 현지 롯데마트 112개 중 87곳이 문을 닫으면서 고마진 상품군인 분유 주요 판매처를 잃은 탓이다. 아울러 중국 신조제분유법 시행을 앞두고 재고 소진 등을 이유로 발주량이 감소하면서 수출 물량이 크게 줄었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3분기까지 분유 수출액은 130억원으로 전년(227억원)대비 43% 가량 감소했다. 경쟁사인 매일유업 역시 동기간 유제품 수출액이 450억원에서 207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남양유업의 분유 수출액은 2014년 270억원에서 2015년 440억원으로 크게 오른 뒤 2016년 510억원으로 고성장세를 보여왔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 크다. 여기에 저출산에 따른 신생아 수 감소로 인한 분유 내수 판매 축소도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지난해 분유 브랜드 ‘아기사랑 수’가 국내 최초로 중국 조제분유 수출 기준을 통과하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며 “올해 10조원 규모의 중국 분유 시장 재공략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700억원대의 흑자를 기록하던 국내 대표 식품업체였다. 회사설립과 동시에 문을 연 중앙연구소는 국내 분유 생산업체 중 유일하게 KOLAS(국가공인 시험기관 인증)을 획득하며 국내 최소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회사로 평가돼왔다.

이정인 남양유업 신임 대표이사. 남양유업 제공

이정인 남양유업 신임 대표이사. 남양유업 제공

그러나 ‘대리점 갑질’ 사태를 맞으며 남양유업의 추락은 시작됐다. 2013년 남양유업 소속 한 영업직원이 대리점주에게 쏟아낸 폭언이 담긴 음성파일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갑질 사태는 이파만파로 커켰다. 또 대리점을 상대로 ‘밀어내기’를 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까지 일었다.

이에 당시 김웅 대표를 비롯한 본부장급 임원들은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갑질’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보수적인 식품업계에서 대표급 인사가 언론 앞에서 머리 숙여 사죄하는 모습은 이례적이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불매운동에 2012년 637억원에 달하던 남양유업의 영업이익은 2013년 17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2014년에는 –261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2015년에는 201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 이듬해 418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나 이는 제조원가 하락과 판관비 하락에 따른 결과였다. 남양유업은 2012년 3500억원이었던 판관비를 대리점 갑질 사태를 겪은 후 2016년 2950억원으로 약 15% 가량 줄였다.

문제는 정체된 외형성장이다. 남양유업은 2010년부터 현재까지 약 1조원 초반대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동기간 유아동의류와 외식 등 사업다각화로 매출액을 9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대로 증가시킨 매일유업과 확연히 다른 행보다.

이는 신사업 부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남양유업은 2011년 시장 점유율 50%를 목표로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했으나 현재 점유율은 약 10%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갑질 이미지를 우려해 디저트카페 ‘백미당1964’와 신제품 디자인에서 로고를 의식적으로 가리는 등 적극적인 홍보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올해 초 이정인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부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이 대표는 전문 경영인이 아닌 기업경영컨설팅 및 리스크관리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대리점 갑질이 터졌을 당시 남양유업 외부에서도 홍영식 회장 등 오너일가의 소극적인 자세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며 “창사이래 첫 외부인사를 대표로 영입한 요인은 과거 부정적인 이미지를 털어내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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