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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美 론스타 ‘먹튀논란’ 이어 지엠도 같은 전철 밟나?

유명환 기자

ymh7536@

기사입력 : 2018-02-14 12:41

高금리 이자 수익·비싼 부품…“과도한 비용처리 문제”
“철수를 위해 한국정부에 억지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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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지엠 사장.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지엠 사장.

[한국금융신문 유명환 기자] 한국지엠이 군산공장 폐쇄 카드를 꺼내들면서 한국시장 철수설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엠은 국내 노동시장과 판매실적을 이유로 군산공장 폐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수년간 적자가 발생했음에도 한국지엠으로부터 높은 이자수익을 챙겨갔다는 것 또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2003년 론스타가 독일 코메르츠방크에게 외환은행 지분 51.02%(3억2904만주)를 인수했다가 2012년 하나금융에 되팔아 차익 5조원을 얻은 뒤 철수 한 것에 전철을 밟는게 아니냐는 비판에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리 엥글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최소 30만대 이상을 추가로 수출할 수 있는 신차를 한국지엠에 배정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국지엠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유상증자에 참여해줄 것을 요구한 상태다.

우리나라 정부는 한국지엠에 대한 정부 지원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에 직·간접적으로 약 30만개의 일자리가 달려있어 철수 시 산업계 및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부는 수년간 이어진 자본잠식에 대한 재무제표를 확인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지엠에 2014~2016년 3년간 누적 당기순손실 규모는 약 2조원에 이르고, 지난해 역시 2016년과 비슷한 약 6000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4년간 적자 규모가 최소 2조6000억원, 많게는 3조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지엠이 이전가격 문제와 연구개발(R&D) 비용 처리, 본사로부터의 고금리 대출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 미국지엠에 배불리 부품 수입

자동차 업계는 지엠 본사가 한국지엠에 비싼 부품 등 원재료 가격 부풀려 넘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 한국지엠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은 93.8%(2016년 기준)에 달한다. 이는 국내 다른 완성차업체보다 13.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전가격 논란은 한국지엠이 현대·기아차와 달리 완성차가 아닌 반조립제품(CKD)을 글로벌 계열사에 수출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원가를 파악하기 힘든 CKD를 각 계열사에 싼 가격에 공급하고 이를 다시 비싼 가격으로 파는 방식으로 이익을 본사에 몰아줬다는 의혹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한국지엠에 대한 지원에 앞서 세무조사 등을 통해 이전가격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R&D 비용 역시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지엠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R&D에 투입한 돈은 1조8580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누적 적자는 1조3461억원이었다. 손실보다 많은 R&D 비용은 매출원가율을 또 다른 원인이다. 연간 6000억원 이상의 R&D 비용을 국내 기업처럼 자산으로 처리하면 원가율은 80%대로 낮아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진복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국지엠이 지금의 상황까지 오는 데는 경영진의 책임이 적지 않다”며 “이전가격 논란과 과도한 R&D 비용계상 등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은 “연구개발비 등을 회계상 보수적으로 처리하느냐 등의 차이에 따른 것일 뿐, 매출원가율이 왜 다른 회사처럼 80%대가 아니라 90%대인지는 회사의 본질적 상태(펀더멘탈)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 지엠, 제2의 론스타 ‘먹튀’ 논란

이 같은 한국지엠의 설명에도 관련업계는 1998년 한국에 진출한 론스타는 14년 만에 4조6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차익을 거둬 ‘먹튀 논란’으로 번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론스타가 처음 한국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이다. 진출 초기에는 자산관리공사(캠코) 등에서 부실채권을 사들이고서 되팔아 수익을 냈다.

론스타펀드 2,3호를 통해 2004년까지 사들인 부실채권 규모만 약 5조6천500억원에 달한다.

2000년부터는 부동산에도 손을 댔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에서 6천330억원에 인수한 서울 강남구 스타타워를 3년 뒤 3천120억원의 매각차익을 남기고 되파는 등 대박 신화를 이어갔다.

2003년 8월에는 외환은행을 인수했지만 2006년 국민은행, 2008년 HSBC와 매각협상이 잇달아 무산됐고, 결국 9년만에 하나금융의 손에 외환은행을 넘기게 됐다.

◇`먹튀 논란' 중심에서 4조7천억원 차익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인수금액 1조3천834억원, 코메르츠방크와 수출입은행에 대한 콜옵션 행사에 7천715억원 등 2조1천549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배당과 지분 매각을 통해 차곡차곡 투자금을 회수했다.

론스타가 거둬들인 수익은 배당금 총액 1조7천99억원, 과거 보유지분 일부 블록세일을 통한 수익 1조1928억원, 하나금융과 지분 매매계약 대금 3조9157억원 등이다. 차익이 4조6635억원에 달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자동차 선임연구위원은 “(GM본사는) 한국지엠에서 뽑아낼 수 있는 자금을 모두 가져가고, (이제와) 한국 정부에 손을 빌리고 있다”며 “실제 한국지엠의 적자가 발생한 2014년에도 (지엠본사는) 전년 대비 5.4% 증가한 5952억원의 연구개발 비용을 챙기는 등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조8580억원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유명환 기자 ymh753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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