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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도 고민…은행 퇴직 새 풍속도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18-01-22 00:00 최종수정 : 2018-01-22 07:45

신한·KB 이달 1200명 짐싼다
“‘항아리형’ 인력구조 여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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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중간관리자가 많은 ‘항아리형’ 인력 구조를 재편하려는 은행들의 움직임이 거세다. 만 55세가 되면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주어지는 퇴직 옵션 말고도, 퇴직 가능 대상 연령과 직급을 낮추는 은행들도 나오고 있다.

은행원들도 비(非)대면화가 가속화되면서 40세만 되어도 퇴직에 따른 득실을 저울질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 ‘쉬워지는’ 퇴직…따져보는 뱅커

신한은행은 연초 임금피크제 대상자 포함 희망퇴직 신청자가 780여명이나 몰려 시한을 연장해 접수를 받았다. 지난해 초 희망퇴직 규모인 280여명보다 세 배 가까이 많은 규모다.

지난해 신청자격이 부지점장(부부장급) 이상으로 한정됐던 데 비해, 올해는 근속연수 15년 이상·1978년생(만 40세)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퇴직 희망자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희망퇴직자에게 8~36개월치 월급에 해당하는 특별 퇴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퇴직 처리는 오는 24일께 정기인사 이동 때 진행된다.

KB국민은행도 지난해 연말부터 올초까지 올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뿐만 아니라 내년(2019년), 그리고 내후년인 2020년에 임금피크제에 들어갈 예정인 직원을 대상으로 퇴직 신청을 받았는데 380여명이 신청했다.

희망퇴직 신청자들은 근속연수에 따라 27~36개월치 월급을 받고 이달 19일자로 퇴직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초 10년차 이상, 계장·대리급 이상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고 2800명 가까이 은행을 떠난 바 있다.

NH농협은행도 지난 연말 임금피크제 대상자 전원을 포함 근속연수 10년 이상·40세 이상 직원의 퇴직 신청을 통해 534명이 짐을 쌌다.

KEB하나은행도 임금피크제 직원 대상 퇴직에서 207명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9월말로 1011명이 은행을 떠났다. 민영화로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MOU)이 해지되면서 퇴직금이 최대 월급의 36개월치로 상향되면서 대상자 3분의 1이 퇴직 옵션을 택했다.

이미 IMF 외환위기로 은행이 평생직장이 아니라는 인식은 커졌지만, 퇴직 풍속에는 약간의 변화가 감지된다.

비대면 금융거래가 전체의 90%를 차지하는 가운데 은행들은 유휴 점포를 없애고 실적이 좋을 때 인력 재편도 적극 나서고 있다.

행원들 입장에서 보면 40세 안팎의 ‘젊은’ 직원들 조차도 희망퇴직을 염두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퇴직금 조건을 따져보고 목돈을 받고 퇴직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되면 은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IR자료를 종합하면, 4개 은행의 2017년 1~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경비율(판매관리비용률)(CIR)은 50.2%로 집계됐으며, 이중 CIR이 40%대에 진입한 은행도 있다.

실적은 늘고 사람은 줄면서 4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 직원 1인당 생산성(충당금적립전이익)도 다소 개선됐다.

4대 은행 중 2017년 9월 기준 직원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높은 곳은 신한은행(1억7300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생산성 증가폭(5400만원)이 가장 컸던 곳은 KB국민은행(1억 5400만원)이다.

◇ 직급간·세대간 빅딜, 화두로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대다수 퇴직하는 데 대해 제도적 취지와 맞지 않다는 문제제기도 있다. 임금피크제는 만 55세부터 줄어든 연봉을 받는 대신 만 60세 정년을 보장해 주는 것인데 결론적으로 이들이 은행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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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노측에서는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려면 정년을 추가 연장해달라는 요구도 나온다.

하지만 사측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더 큰 중간 관리자 인사적체를 해소하려면 정년연장 없는 임금피크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임금이 줄더라도 일단 은행을 떠나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고, 자녀 결혼 등이 마무리 된 경우에는 용퇴 차원에서 물러나기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이슈로는 은행권 희망퇴직이 실제 ‘항아리형’ 인력 구조 재편에 도움이 되느냐에 대한 질문이 있다. 이는 그나마 기회가 열려 있는 '젊은' 행원들이 퇴직을 택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 ·KEB하나 등 4대 은행의 일반직원 감소율은 2017년 9월 기준 전년 대비 책임자보다 행원 감소폭이 컸다.

중간 관리자급이 퇴직할 유인이 약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SC제일은행의 경우 지난 2015년 말 특별퇴직 조건을 내걸고 한꺼번에 1000여명이 회사를 떠나면서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상당히 해소한 사례로 꼽힌다.

이른바 ‘세대간 빅딜’이 미칠 파장도 관심사다. 정부는 ‘2018년 경제정잭 방향’을 통해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금융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명예퇴직 제도를 활성화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장기근속한 사람들의 명예퇴직이 많은 청년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명예퇴직을 통해 신규 채용을 늘릴 수 있는 복안 마련이 추진될 수 있다.

은행원들의 위기의식은 갈수록 적지 않다. 금융노조 금융경제연구소의 ‘제4차 산업혁명시대 은행원의 고용위험 실증조사 및 시사점 연구’ 리포트를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연령층이 낮을수록, 직급이 낮을수록 고용에 대한 위기의식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포트는 “4차 산업혁명으로 고용부문에 영향이 어떻게 전개될 지는 지금으로서는 단언할 수 없지만 은행원들이 상당한 위기의식을 가지고서도 아무런 준비도 대책도 없이 실업을 맞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라며 “새롭게 생겨날 직업에 대한 탐색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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