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7일 오전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행장실, 인사부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앞서 지난 2일 이광구 행장이 채용비리 의혹에 책임을 지고 사임한 지 다섯째 날만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신입사원 공채에서 국가정보원, 금융감독원, 은행 고액 고객의 자녀, 친인척, 지인 등 16명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광구 행장이 특혜채용 과정에 직접 관여했는 지, 또 인지했는 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3일 경찰은 서울 여의도 KB금융지주 본사 인사(HR) 본부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지난 9월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가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연임 찬반 설문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사측이 중복응답 방식으로 4000건 이상의 찬성 응답을 조작했다며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윤종규 회장을 경찰에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사측인 KB금융지주는 "노조가 주장하는 조직적 개입은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달에는 금융감독원 채용비리 의혹 관련 검찰이 김용환닫기김용환기사 모아보기 농협금융지주 회장 자택과 사무실, 또 김용환 회장을 통해 채용 청탁을 한 의혹을 받는 수출입은행 간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잇따른 압수수색으로 금융권은 '불똥'이 튈지 몰라 불안감이 최고조로 올라와 있다. 금융당국이 이달말까지 14개 은행 대상으로 채용 프로세스 전반 자체 점검을 주문한 상황으로 만약 새로운 의혹이 나올 경우 수사당국의 조사 대상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관행적인 부분을 해소하는 것은 맞겠지만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잇따른 압수수색 등을 두고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최고경영자(CEO)들을 '물갈이'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이달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짓는 절차를 남겨둔 상황이다. 연임했던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각각 내년 4월, 3월 임기 만료다. 행장이 퇴진한 우리은행의 경우 정부 관여나 '낙하산 인사' 가능성을 두고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