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롯데, ‘사드해빙’ 놓고 딜레마

신미진 기자

mjshin@

기사입력 : 2017-11-06 00:00

中 사드보복 피해 2조원 추정
면세점 임대료 인하 요구 난처
마트 수년간 적자…반전 의문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롯데, ‘사드해빙’ 놓고 딜레마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한중이 양국간 관계개선 회복을 합의함에 따라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에 시달렸던 롯데그룹의 ‘봄날’이 예상되지만 정작 당사자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입장에 놓였다.

1조원이 투자된 청두 복합상업단지가 인허가를 받는 등 중국사업이 속속 재개되고 있지만, 인천공항 임대료 협상과 수년간 적자를 쌓아온 중국 롯데마트의 향방을 놓고 셈법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롯데의 피해액은 약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는 정부에 사드 배치 부지로 성주 골프장을 제공한 대가로 한국 기업 중 유독 노골적인 보복에 시달려왔다.

롯데면세점은 약 5000억원의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당국이 방한 금지령을 내리자 단체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롯데면세점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96.8% 급감했다.

중국 현지 점포 99개 중 87개가 소방점검 등의 이유로 영업정지 및 임시휴업 중인 롯데마트의 피해액은 올해 약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롯데는 지난 9월 중국 롯데마트 매각을 공식화하고 점포를 매물로 내놓은 상황이다.

이밖에 약 3조원을 투자해 진행해온 선양 롯데타운 건설 사업과 1조원을 투입한 청두 복합상업단지 건설 프로그램도 소방점검과 건축 미허가 등의 사실상 사드보복으로 멈췄던 것을 감안하면 피해액은 더욱 불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 롯데면세점 임대료전쟁 ‘난처’
요우커(중국 관광객)가 돌아오면 롯데면세점의 적자는 빠르게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면세점은 사드보복이 현실화되기 전인 올 1분기 37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분기에는 피해가 반영되면서 298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14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그러나 회복일이 가까워지는 만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임대료 전쟁을 벌이고 있는 롯데면세점의 마음도 다급해졌다. 사드보복으로 인한 영업 손실 등을 이유로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으나, 매출이 회복되면 그만큼 명분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9월 공항공사에 기존 최소보장액에서 영업요율(최대 35%)로 임대료 납부 방식을 변경해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영업요율로 변경 시 매출이 나지 않는 품목에 대해서는 임대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돼 그만큼 부담이 줄어든다.
롯데면세점은 협상 불발 시 ‘인천공항 철수’ 라는 초강수도 함께 뒀다.

당초 공사 측은 신라와 신세계면세점 등 경쟁사와의 공정성을 이유로 거부의사를 밝혔으나, 결국 롯데의 입장을 수용하면서 현재 4번의 임대료 협상을 진행한 상태다.

그러나 최근 진행된 협상에서도 양측은 임대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난항을 겪고 있다.

또 2015년 인천공항 면세 사업자 3기 선정 당시 롯데가 5년간 최소보장액으로 4조 1400억원을 제시해 무리수를 자초했다는 비판도 공사 측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같은 기간 호텔신라는 1조 4700억원, 신세계는 4200억원을 제시했다.

다만 이번 국정감사에서 인천공항공사가 총 매출액 중 약 76%를 항공수익이 아닌 임대료 등 비항공수익에서 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향후 진행될 양측의 협상 결과에 경쟁사들도 더욱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사드보복으로 인한 업황 회복에도 임대료 협상 불발 시 인천공항 철수를 염두에 둔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며 “사드여파 외에도 신규 시내면세점 추가 등의 정부 정책변화에 따른 피해는 상당하다”고 말했다.

◇ 중국 롯데마트 ‘진퇴양난’
롯데마트도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사드보복으로 올해 중국 점포 매출이 1조 2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매각에 나섰지만 한중관계가 해빙무드로 급변하면서 매각 범위를 조정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나온다.

한중관계 개선 발표 직후 롯데는 “중국사업 정상화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기존 롯데마트 매각건은 이미 진전돼온 사항으로 변동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매각 주관사는 골드만삭스가 맡았으며 전 점포 매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앞서 재차 중국 사업에 대한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고, 계속되는 중국의 영업방해에도 지난 3월과 8월 두 차례 총 7000억원의 긴급 자금을 현지 법인에 투입한 것을 미뤄봤을 때 부실 점포를 정리하는 수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 롯데그룹은 중국 롯데마트 점포 매각을 공식화하기 전 매각설에 대해 “점포를 통·폐합 하는 등의 구조조정은 검토해보고 있는 사항”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중국에 진출해있는 22개 계열사를 생각하면 대표적인 롯데마트 브랜드의 철수는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다만 롯데마트의 중국 사업 재개 시 실적 반등에 대한 의문점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롯데마트는 2008년 중국 베이징에 1호점을 오픈한 이래 계속 손실을 내왔으며 지난해에도 124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롯데는 중국 롯데마트 점포 매각 범위를 확실하게 밝힌 적이 없다”며 “한중관계가 해빙무드로 전환한 만큼 매각방식과 범위를 두고 저울질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KT&G, 그로스 트랙 IR 피칭데이 개최 통해 청년 창업지원 나서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