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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유착 꼬리표 포스코…‘불안불안’ 권오준호 백기 드나?

유명환 기자

ymh7536@

기사입력 : 2017-10-23 00:00

구조조정 성과에도 ‘최순실게이트’ 연루 논란
연임 성공 불구 11월 주총 전후 사퇴설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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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유착 꼬리표 포스코…‘불안불안’ 권오준호 백기 드나?
[한국금융신문 유명환 기자] 정준양 전 포스코 회정에 이어 권오준닫기권오준기사 모아보기 포스코 회장으로 이어진 정경유착 의혹과 논란이 끝내 실체 규명 없이 CEO 퇴진으로 되풀이 될 가능성을 놓고 설왕설래 하고 있다.
일각에선 권오준 회장이 11월 중으로 사의를 표명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만약 권 회장이 물러난다면 경영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포스코건설이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22일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권 회장의 11월 주총 전후 사의 표명설이 조심스럽게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비선실세 게이트 연루 속속 드러나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권 회장과의 유착 관계가 도드라진 바 있다.
2014년 권오준 회장의 취임 당시 청와대와 비선실세인 최 씨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것을 비롯해, 최 씨가 측근들로부터 추천을 받은 인사들을 포스코 그룹 요직에 앉힌 정황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또한 검찰은 최 씨가 포스코 그룹 계열사 매각과 청와대의 인사 개입, 건설사업과 스포츠단 사업 등에 이권을 몰아준 정황을 포착했다.
실제 ‘포레카 강탈 미수 사건’은 권 회장과 최 씨 등이 밀접한 관계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 씨 등이 포레카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또 다른 광고기획사 ‘컴투게더’ 측에 접근해 지분을 강탈하려 했다는 혐의로 이들을 기소한 상태다. ‘포레카 매각 과정을 살펴보라’는 박근혜 대통령 지시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권 회장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용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이와 관련 지난해 11월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은 권 회장은 ‘피해자’를 자처했다. 권 회장은 포레카 매각과 관련된 청와대의 외압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은 외압에 굴하지 않고 정상적인 매각을 진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 뒷말 무성했던 기술전문가 CEO 등극, 셀프 연임 논란 이어져
여기에 권 회장이 회장에 오른 과정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 2014년 포스코 CEO추천위원회는 권 당시 포스코 기술총괄 사장을 회장으로 추천했다.
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다소 충격적인 인사였다”며 그 이유로 “철강 기술부문에서 연구직으로 있던 인물이 그룹 회장직까지 오르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그룹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그룹 내 현안을 해결할 역량을 갖췄다고 보기 어려운 인물이 선임된다는 평가와 함께 그룹 안팎에서 말들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한 “정준양 전 회장이 벌려 놓은 사업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의구심을 제기하는 여론도 있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포스코의 여러 연구소와 기술 관련 분야에서 임원을 지낸 기술전문가로 이름이 높았다. 경영 전반에 걸친 경험이 부족한데다 생산 현장 경험을 중시하는 포스코의 전통에도 맞지 않는 인물이 최고경영자로 오른 것이란 평가도 받고 있다. 게다가 권 회장은 당시 그룹 수장을 맡을 수 있는 자격요건 격인 등기이사에 오르지 못한 상태여서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서도 선임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최순실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일찌감치 청와대가 권 회장을 낙점하고 있었다고 공세를 펴기도 했다. 박 의원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권 회장이 부적절하다’는 조원동 전 경제수석의 조언을 듣고도 일을 밀어부쳤다”고 주장했다.

조 전 수석은 옥스포드대 동문인 최명주 포스코건설 부사장에게 “차기 회장은 권오준으로 결정됐다”고 통보했다. 김기춘 비서실장도 최 부사장을 만나 “포스코 내부 절차에 따라 권 회장 선임이 이뤄진 것처럼 처리하고, (청와대 개입이) 외부에 알려져 뒤탈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 취임 이후 사외이사를 대부분 교체한 내용도 논란을 부른 바 있다. 권 회장 연임을 결정한 CEO후보추천위원회 소속 사외이사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과 선우영 법무법인 세아 대표변호사,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등은 권 회장 임기 중에 사외이사로 발탁된 인물들이어서 이들이 권 회장 연임 추천을 한 것은 ‘셀프 회추위 인사’라는 지적이 일었던 것이다.

◇ 효자였던 포스코건설, 골칫덩어리 전략
권 회장이 취임 직후부터 강도 높은 계열사 구조조정을 펼친 과정에서 재무상태가 급전직하했던 포스코건설이 예외적으로 다룬 점도 비판받을 대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권 회장은 취임 이후 포스코특수강(현 세아창원특수강)과 포스화인, 뉴알텍, 포레카, 포뉴텍, 탐라해상풍력발전 등 6개 계열사를 매각했다.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하는 과정에서 권오준 회장에 대해 쏟아진 긍정적 평가도 계열사 매각을 통한 부채 비율 축소 등의 재무적 성과에 기인한다.

권 회장은 스스로도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래를 향한 경영다각화,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나가는 한편, 포스코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소재 분야와 에너지 관련 산업을 키우는 것이 제2기 경영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준양 전 회장 시절 무분별한 몸집불리기로 건전성 악화를 자초했던 것이 기저효과로 작용했던 것이라는 제한적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권 회장은 비 철강 계열사 감축에 집중하면서 2011년 70곳 이었던 계열사를 2014년 49개까지 축소했고, 올해는 32개까지 축소할 계획을 갖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권 회장이 등장하기 전만 해도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대표적 효자 계열사였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02년 공식 출범 이후 그룹공사를 기반으로 성장가도를 달렸다.
지난 2012년에는 전체 매출 7조4100억원 중 그룹공사 비중이 59%(4조3900억원)에 달했다. 2013년에도 매출 8조200억원 중 41%(3조2800억원)를 계열사 공사로 채웠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그룹공사가 급감하고 있다. 우선 2014년 그룹공사 비중이 20%로 줄더니 올해는 10%대로 내려앉았다.

◇ ‘전화위복’ 카드 합병…“되레 부채비율만 증가”
게다가 타개책으로 선택했던 포스코엔지니어링 합병이 포스코건설 실적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7조1280억원, 영업손실 5090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67080억원에 달했다. 포스코건설이 적자로 돌아선 건 5년 만이다.
매출 뿐 아니라 영업이익도 감소추세다. 계열사간 공사는 공공·민간공사보다 이익률이 높은 게 일반적이다. 최저가 입찰방식보다 적정한 수익성을 보장해주기 때문. 계약방식도 대부분 쌍방간 거래인 수의계약이다. 공사대금을 떼일 일도 없어 안정성이 높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철강경기 악화로 포스코그룹이 확장기조를 멈추고 관련 공사 발주를 축소함에 따른 것”이라면서도 “포스코 엔지니어링과의 합병으로 인한 부체가 증가한 것 또한 매출 하락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초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과의 합병에서 발생한 부체비율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지난해 포스코건설 부채비율은 개별 기준 145.0%에서 포스코엔지니어링과 합산을 하면 164.6%까지 늘어난다.
또 합병 과정에서 진행된 인적 구조조정으로 590억원 규모 ‘일회성 비용(퇴직위로금)’도 반영됐다.

◇ ‘내우외환’ 직면 “스스로 거취 밝힐 것”
잠재리스크로 지적되는 매출채권 경우 통합 포스코건설은 모두 1조6164억원을 보유하게 됐다. 이는 10대 건설사 평균인 1조1866억원을 상화하는 것은 물론, 순위에서도 삼성물산(3조3707억원)과 SK건설(1조9906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합병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부채비율이 높아지거나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되기도 한다”면서도 “거시적인 관점에서 볼 때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이지만, 이 경우에는 향후 먹거리까지 줄어들면서 불어난 임직원들의 파이가 줄어들었다. 당분간 (통합)포스코건설의 보완책을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권 회장이 취임 기간 동안 그룹 지원을 받아 자금 수혈과 지분 매각을 통해 경영정상화에 일부 성공했다”면서 “그룹 내 지원이 없었다며 이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일각에선 이같은 사정 때문에 권오준 회장이 내달 주주총회에서 사의를 표명할 수 있다는 추측이 돌고 있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회장직 취임을 놓고 각종 루머와 관련 사실들이 잇따라 언론에 노출됐음에도 회장직을 연임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면서도 “권 회장 스스로 거취를 발표하는 것이 실추된 그룹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는 기회”라고 주장했다.

유명환 기자 ymh753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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