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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복 SC제일은행장] “로컬+글로벌로 차별화…‘제일’ 전통 잇는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17-08-21 01:23 최종수정 : 2017-08-21 06:29

하이브리드 은행 선언…5% 점유율 타깃
빠른 인력 재편 승부수…‘4차역량’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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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복 SC제일은행장] “로컬+글로벌로 차별화…‘제일’ 전통 잇는다”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4조원 이상의 글로벌 투자를 받고 전국적 네트워크를 가진 유일한 외국계 은행에 SC제일은행이 남는 겁니다. 로컬은행과 글로벌은행의 기능을 모두 서비스하는 ‘하이브리드(hybrid)’ 은행이죠. 기업금융의 경우 부가가치가 높고 차별화돼 있고, 소매금융(리테일)도 해볼 만합니다. 디지털로 옮겨가고 있고 지난 몇 년간 인력과 점포망도 줄여왔습니다.”

박종복닫기박종복기사 모아보기 SC제일은행장(사진)은 최근 서울 종로 공평동 본점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SC제일은행의 항로를 자신감있게 설명했다. 박종복 은행장은 “지주사 체제나 자회사에 얽매이지 않아도 돼서 양질의 서비스를 종합해 제공할 수 있는 위치로 입지가 좋다”며 “국내 은행들이 갖지 못한 부분으로 규모에 맞게 차별화할 것이며 점유율 5%를 1차 목표로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인수한 뒤 10년만에 지난 2015년 1월 최초 한국인 행장에 오른 박종복 은행장은 최근 스마트 금융을 도구삼아 실적 회복세를 이끌며 과거 ‘제일’의 명성을 되찾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 ‘제일’ 부활에 타깃…우상향하는 성적표

박종복 은행장은 1979년 8월 제일은행에 입행한 ‘제일맨’으로 38년차 뱅커다. 제일은행이 한국스탠다드차타드제일은행, 한국SC은행, SC제일은행으로 바뀌는 동안 일찍부터 ‘영업통’으로 불리며 프리미엄뱅킹(PB) 사업부장, 소매채널사업본부장, 리테일금융총괄본부장을 역임하고 SC제일은행장에 올랐다. 올해로 SC제일은행장 3년차를 맞이했지만 그간 녹록하지는 않았다.

박종복 은행장은 지난해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이사회에서 은행명에 ‘제일’을 다시 넣어야 한다고 배수진을 쳤고 그해 4월 ‘SC제일은행’으로 행명을 변경했다. 브랜드에 대한 정체성과 자부심이 높은 글로벌 그룹이었지만 박종복 은행장 입장에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박종복 은행장은 “은행업은 리테일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경우 SC그룹이 제일은행을 인수한 만큼 소매쪽이 큰데도 기업금융 쪽에 중점을 두는 문화로 소매가 그동안 등한시 된 면이 있다”며 “소매를 하려면 고객이 브랜드 이름을 알아야 하는데 제일은행 인수하고 제일은 떼어 버린 것이라 소매를 포기하든가, 아님 소매를 하려면 브랜드를 갖고 오던가 필요했다”고 회고했다. ‘제일’을 부활시킨 SC제일은행은 지난해 22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2015년(2858억원 적자)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박종복 은행장은 “과거 역량이 있고 이익을 낼 수 있는데 소매를 포기할 이유가 없으므로 글로벌 은행 전통을 깨고 이름을 찾아온 것”이라며 “5대 시중은행으로 불렸던 ‘조상제한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 중 하나를 살렸으니 퇴직한 선배들 대리만족도 있고 고객들도 제일은행을 떠올리며 찾아온다”고 전했다.

박종복 은행장은 차별화가 어려운 리테일 부문에서 SC제일은행만의 글로벌 강점을 싣도록 하고 있다.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세계 70개 금융시장에서 영업중인 SC그룹과 연결된 기업금융의 경우 이미 부가가치가 크고 생산성도 높다고 자부하고 있어서다. 박종복 은행장은 “리테일의 고부가가치는 자산관리에서 이뤄질 것이며 나머지는 비대면 디지털 채널로 옮겨가서 차별성이 없어질 것”이라고 진단하며 “국내 은행 대비 여러 구조화 상품 경험도 많고 글로벌 시장 경험과 등급(rating)도 있어서 소매금융에서도 차별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선제적으로 지난 몇 년간 점포망, 인원 감축을 단행한 점이 앞으로 다른 은행 대비 부담을 줄이는 요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종복 은행장은 취임한 지 열 달만에 항아리 모양 인력구조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지난 2015년말 한 번에 1000명 가까운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퇴직 행원은 당시 전체 직원의 20% 수준에 달했다. 희망퇴직금 지급 액수도 적지 않았다. SC제일은행의 임직원수는 올해 기준 4500명, 점포는 250개 수준까지 줄었다.

박종복 은행장은 “점포를 축소하고 직원들도 고통스럽게 줄였는데 남들보다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라며 “우리 임직원들은 앞으로 통상적인 조정 외에 추가적인 점포 축소에 대한 우려에서 많이 벗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박종복 은행장은 “강하되 중규모 역량에 맞는” SC제일은행을 꾸려 나갈 계획이다. 앞서 3~4개 은행 인수합병(M&A)을 거쳐 탄생한 1000개 이상의 점포 은행들과 바로 경쟁하기 보다 현실을 인정하고 크기에 맞게끔 점유율을 확보하면 된다고 보고 있다. 박종복 은행장은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규모의 경제’는 아니고, 흔히 얘기하는 ‘미들 파워’로 일단 본전을 찾아온다는 생각으로 5% 점유율을 목표하고 있다”며 “과도하게 규모를 키울 부담도 없고 우리 역량만큼 해나가고 있으며 사전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 모빌리티 플랫폼 선도…‘감성인재’ 강조

박종복 은행장은 앞서 소매채널사업본부장 시절부터 비대면채널 위주로 금융거래가 급속히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고 스마트 금융에 관심을 키워왔다.

SC제일은행이 태블릿 PC기반의 모빌리티플랫폼(MP)을 활용한 ‘찾아가는 뱅킹 서비스’를 선보인 것도 사실 이미 2014년 때부터다. 신세계그룹 같은 이종 업종과의 제휴로 백화점·대형마트에 경량화 점포 ‘뱅크샵’, ‘뱅크데스크’도 도입했다. 현장을 직접 찾는 영업 스타일도 눈에 띈다. 박종복 은행장은 이달 10일에도 직접 대전 야구장을 찾아 관중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금융플랫폼 ‘셀프뱅크’를 홍보하고 직접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모바일 전용 금융상품도 지속 출시 중이다. SC제일은행은 이달 7일부터 BNP파리바 카디프생명과 신용생명보험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고 은행권 최초의 모바일 전용 대출상환보장보험인 ‘무배당 더세이프 대출안심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모바일 전용 보험상품 판매를 개시한 이래 총 7종의 모바일 전용 저축보험과 보장성보험을 취급하고 있다.

‘핀테크(Fintech) 전도사’로 불리는 박종복 은행장이지만 ‘은행(bank)은 사라지고 은행업(ban king)만 남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었다. 최근 케이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까지 인터넷전문은행의 돌풍에 대해서도 박종복 은행장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며 “인터넷은행이 자극이 되고, 메기 역할이 되고, 페이스 메이커 역할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종복 은행장은 “은행의 형태는 바뀔 것이지만 그것이 핀테크냐, 넘어서 테크핀이냐, 또 제 4~5의 형태로 진화할 지 아무도 모르는 것으로 너무 과장해서도, 둔감할 것도 없고 담담히 맞이하면 된다”며 “은행을 위협하는 업종을 경쟁자로 일정 부분 대항도 필요할 것이고, 한편 파트너가 될 수도 있는 것으로 합종연횡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말 중요한 부분은 고객과의 대면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박종복 은행장은 “디지털이 진화해도 가장 중요한 역할은 결국 사람이 할 것”이라며 “은행의 중심은 은행원으로 절대로 그것은 변화하지 않는다”고 힘을 실었다.

박종복 은행장은 “핵심역량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데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요구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하고 아울러 인성도 길러야 한다”며 “뱅커로써 고객과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종복 은행장은 “도구로 대응하는 부문은 마진이 작을 수밖에 없고 표준화되고 차이(gap)가 없어질 것”이라며 “사람이 필요한 ‘휴먼터치’ 서비스에 상위 고객들이 많은 값을 지불하는 시대가 올 것이고 은행들도 그런 서비스로 이익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 ‘휴먼터치’가 경쟁력…“활기있게 변화”

“승자와 패자가 생길 것이다.”

박종복 은행장은 향후 10년간 은행업 시장 재편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이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업태는 변화할 것으로 봤다. 은행업에 놓인 환경은 만만치 않다. 바젤Ⅲ, IFRS(국제회계기준)9 규제 등에 대비한 자본확충도 해야 하고, 그러다보면 파생상품이나 레버리지 할 수 있는 부분도 줄어 수익성이 저하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디지털 경쟁도 불가피하고, 해외 비즈니스 확장 과제도 있다.

하지만 일정기간 점포도 줄고, 사람도 줄여야 하겠지만 결국 새로운 은행의 역할(role)이 정립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끊임없이 우하향 하는 게 아니라 일정 수준에서 멈춰 직선 그래프를 그리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박종복 은행장은 “은행업의 변화는 급속하게 오겠지만 내년이라고 모든 게 바뀌는 것은 아니며 고객 행태(behavior)가 바뀌는 속도가 있고 연령, 지역 별로 각양각색 다를 것”이라며 “그러나 변화는 시작됐고 긴 호흡으로 숲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종복 은행장은 디지털 시대에 사람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의 새로운 경영이념인 ‘휴먼(Human)’과 일맥상통하게 박종복 은행장도 지난해부터 ‘뉴뱅크 뉴스타트(New Bank, New Start)’ 운동을 주창하고 있다. 지난 7월 1일 창립 88주년 기념일에는 임직원 사기를 높이기 위해 테마파크에서 대규모 페스티벌 행사를 열기도 했다. 실적도 상승세를 지속하기 시작했다. SC제일은행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으로 1942억원을 거두며 전년동기 대비 52% 가량 성장을 보였다. 지난 2011년 상반기(2424억원) 이후 최근 6년만에 가장 큰 순익을 기록했다.

박종복 은행장은 “올해 기업금융, 소매금융 등 부문 별 목표치는 이미 초과달성했지만 한 해 잘한 것이고 굉장히 변화가 심한 시기라 향후 3~5년 단기·중기 전략이 중요하다”며 “트렌드가 꺾어지거나 적자가 심화될 때는 고통스럽겠지만 잘 되는 과정에서 조정을 해나가는 일이라 그래도 긍정적으로 활기있게 해내고 있다”고 전했다.

〈 학 력 〉

- 1974년, 청주고 졸업

- 1979년, 경희대 경제학과 졸업

〈 이 력 〉

- 1979년 8월, 제일은행 입행

- 2009년, SC제일은행 프리미엄뱅킹사업부장

- 2011년 10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소매채널사업본부 본부장

- 2014년 4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리테일금융총괄본부 본부장

- 2015년 1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은행장

- 2016년 4월~ 현재, SC제일은행 은행장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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