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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어드바이저 ‘파봇’ 업계 판도 바꾸나

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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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7-06-26 01:46 최종수정 : 2017-06-26 21:38

[인터뷰 - 변인선, 심한섭 공동대표]
정보·일임자문 서비스 사업 이원화
‘로보어드바이저형 HTS’ 개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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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어드바이저 ‘파봇’ 업계 판도 바꾸나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새롭다’, ‘놀랍다’라는 말로 표현하기엔 부족한 업체가 있다.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정보서비스 업체 ‘파봇(FABOT, Financial A.I. Robot)’에 대한 얘기다.

2015년 12월 코스콤과의 MOU(업무협약)를 시작으로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이 업체는 직원 수가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적은 규모에 비하면 이들의 업무 확장력은 놀라운 수준이다.

현재 파봇은 한국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키움증권과의 협약을 통해 자체 개발한 플랫폼으로 투자정보서비스만을 제공하고 있지만, 7월부터는 일임형 투자자문사(파봇인베스트먼트) 인가를 받아 투자일임형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투자일임형서비스는 투자의사결정이 쉽지 않거나,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대신해 직접 투자해주는 서비스다.

반면, 투자정보서비스는 로보어드바이저 파봇에서 나오는 정보들을 고객들에게 제공해 투자의사 결정에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서비스다. 하반기에는 추가로 대형 증권사와 체결을 맺어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올 9월에는 사모운용사와 협업해 파봇 사모펀드를 출시한다. 이 펀드는 목표수익률이 달성되면, 재설정하면서 상품을 월별로 계속해서 만들어가는 게 특징이다. 또 같은 달 투자정보서비스를 미국버전으로 확대해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우리가 직접 증권사에 연락해서 미팅을 잡고 찾아다녀야 했어요. 올해부터는 여기저기서 연락이 와서 직접 사무실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요.”

변인선·심한섭 공동대표(사진)는 23일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는 러브콜에 대한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파봇 기술력의 남다른 점은 무엇일까. 파봇 로보어드바이저는 6가지 평가요소를 바탕으로 국내 전 종목을 분석하고 있다. 머신러닝(실제 트레이딩), 기술적 분석(차트 분석), 재무 분석(재무정보 분석), 수급 분석(투자 주체별 매매 수급 분석), 가치 분석(기업 가치분석), 성장성 분석(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의 성장성) 이 6가지 기준점으로 평가한 점수를 바탕으로 투자 정보를 생성하는 것이다.

이들의 장기적인 비전은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로보어드바이저형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개발하는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부터 향후 소망까지, 다양한 주제로 이들과 대화를 나눴다. 아래는 주고받은 일문일답.

-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재밌어서 했다(웃음). 개인적으로 주식을 시작한 지 20년 정도 됐다. ‘투자 과정을 알고리즘으로 자동화시킬 수 없을까’ 주식 투자를 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마침 심한섭 부대표가 데이터가 있으면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알고리즘 개발은 내가 하고, 코딩작업은 모두 부대표가 했다. 그렇게 시작한 게 벌써 7년이 흘렀다. 본격적으로는 2년 전에 판교에 있는 핀테크 지원센터에 우리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유의미하다는 판단을 받아 코스콤 인큐베이팅 센터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 전공 분야가 이쪽인가.

△학부는 기계과를 나왔고, 대학원에서 재무관리를 전공했다. 부대표는 이력이 좀 독특하다. 역사를 전공했다. 부대표의 전 직장이 씽클립인데, 원래는 프로그램 영업직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컴퓨터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 자발적으로 프로그램 개발을 했다. 지금 프로그래머가 4명이 되는데 이 친구 기술을 따라가지 못한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따라갈 순 없는 것 같다. 난 맨날 알고리즘 생각만 하고, 부대표는 프로그램 생각만 한다(웃음). 우리는 업계 ‘정도’를 걷진 않았다. 좋아서 시작했고, 지금도 좋아서 일하고 있다.

- 알고리즘 개발을 대학원 마치고 시작한 건가.

△계속 주식을 하면서 조금씩 데이터를 모았다. 알고리즘은 데이터를 ‘패턴화’시키는 게 먼저 필요한데, 데이터를 계속 보다 보니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즉, 수많은 데이터를 정형화시킬 수 있게 된 거다. 요즘엔 ‘뉴럴 네트워크(neural network)’라는 걸 쓰면서 패턴 분리를 사람이 하지 않고, 기계가 하고 있다.

- 알고리즘은 이 분야 문외한에겐 ‘블랙박스’다. 파봇의 6가지 평가요소가 알고리즘의 핵심인 건가.

△그렇다. 요즘 인공지능 얘기를 많이 하는데, 딥러닝만 쓰면 모든 게 다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비행기 부품을 모두 다 딥러닝에 넣으면 완성된 비행기가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하지만 그럴 확률은 제로다. 딥러닝에 들어가는 인풋(input) 데이터가 어느 정도 딥러닝이 이해할 수 있게 정리를 해줘야 한다. 딥러닝만으로는 안 된다.

- 인풋 데이터를 정리한다는 말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데이터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예컨대 사진데이터는 픽셀이라는 공간 안이 무수히 많은 점으로 이뤄져 있다. 이 점들은 진한 색, 더 진한 색으로 분리가 돼 있다. 이런 데이터를 비정형 데이터라고 부른다. 인간은 육안으로 사진을 잘 인식하듯 비정형 데이터를 분류할 수 있지만 컴퓨터는 못한다. 그래서 이런 고정화된 데이터를 복잡한 함수식을 통해 분류하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또 다른 종류의 데이터가 주식 같은 흐름에 대한 데이터다. 보통 시계열 데이터라고 부른다. 이 데이터들을 가지고 가설을 세워 이런 데이터를 넣으면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훈련을 한다. 아무리 인공지능이라도 실제로 인간이 데이터를 분류하는 것처럼 자유의지를 갖고 학습하고, 분류하고 하지는 못한다. 아직 그 단계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 다른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업체와 차별화된 점은 뭘까.

△우리는 태생 자체가 실전으로 시작한 사람들이다. 그 기간만 7년이다. 2015년 초, 이 법인을 내기 전에 설치형 프로그램을 사람들에게 배포했는데, 사용자들이 실질적으로 좋은 수익을 거뒀다. 주식 시장 쪽에서는 시간이 흘러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굉장히 많다. 로보어드바이저든. 시스템 트레이닝이든 1년 이상 가는 업체가 사실 많지 않다. 좋은 인공지능, 좋은 패턴 이런 게 순간적으로 수익률을 높여줄 수 있을진 몰라도 오랜 기간 축적된 데이터와 노하우가 필요하단 얘기다. 실전에서 오랫동안 쌓은 내공이 우리의 강점이다.

- 구체적인 성과를 좀 더 얘기해달라.

△파봇의 초기 모델은 2년 전 개인 PC와 개인 크라우드에서 운용할 수 있는 클라이언트 버전으로 개발됐다. 현재까지 2년 동안 250명이 45~50억을 개인별로 운용하고 있고, 수익률은 연 6~8%, 위험(표준편차) 2~4%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위원회 주관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서는 수익률과 위험이 안정형(연 5%, 1%), 중립형(연 7%, 2.5%), 적극투자형(연 9%, 3.5%)성과를 보였다. 파봇의 초기모델보다 월등히 안정적이고 높은 투자수익을 보여 시스템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 개인이 혼자 종목 펀드멘탈 등을 공부해서 투자하는 게 아니라, 굳이 파봇 정보플랫폼을 활용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일단 힘들다(웃음). 옛날에 신문을 가지고 전체 펀드멘탈을 액셀로 정리해 본 적이 있다. 한 달이 걸려서도 다 못했다. 다트나 에프앤가이드를 다 찾아보고 별짓을 다했다. 우리는 재무 데이터 하나만 해도 10분씩 모니터링을 해서 바로 업데이트되는 정보를 반영하고 있다. 개인이 혼자 데이터를 정리해서는 기업 전체를 보는 눈을 키울 수 없다.

- 투자자들이 파봇 서비스를 어떻게 활용하면 되나

△주식을 쉽게 생각하면, ‘돈 버는 기업 찾아내서 투자하기’다. 파봇은 어떻게 하면 본 버는 기업을 찾아낼까 하는 데 대한 답이다. 우리는 정보 서비스업과 일임 서비스업을 동시에 하는데, 전체 종목 순위를 보고 매매의견을 듣고 싶다면 정보 서비스만 받으면 되고, 돈을 굴려달라고 맡기고 싶으면 일임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일임 서비스도 포트폴리오 단위 일임과 종목 단위 일임도 나누어져 있다. 지금은 증권사를 통해 정보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앞으론 ‘로보어드바이저형 HTS’를 만들어서 정보 습득와 종목 투자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 ‘로보어드바이저형 HTS’ 제작이 향후 목표란 말인가.

△그렇다. 증권사의 HTS에는 자동주문 등의 기능이 있다. 파봇 HTS에는 종목 화면엔 6가지 평가요소를 바탕으로 한 화면이 생성될 것이다. 그리고 그 아래엔 ‘파봇’ 버튼을 설치해 곧바로 매매가 가능하게 구성될 것이다. 사실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는 증권사와 제휴해 12월 정도에 오픈할 예정인데, 로보어드바이저를 기반으로 투자 결정까지 가능하게 만들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독립적인 HTS를 제작하는 건 비용도 어마어마하게 들고, 비효율적이어서 증권사와 제휴하는 방식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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