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비씨카드, 남녀차별적·성역할 고정 소비스타일 명명 '눈살'

전하경 기자

ceciplus7@

기사입력 : 2017-05-26 15:35 최종수정 : 2017-05-26 16:56

관련 민원 들어오자 메뉴 삭제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비씨카드 홈페이지 캡쳐

△비씨카드 홈페이지 캡쳐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비씨카드가 고객에게 정확한 내 소비패턴을 알려주기 위해 만든 비씨카드 소비스타일 유형 'Prism'이 남녀차별적 시각을 담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학계에서는 여성의 역할을 전통적 여성상에 한정해 표현했다고 지적했으며 일반고객들 역시 여성비하적인 시각과 남성에게도 가장의 부담을 가중하는 느낌이 담겨있는 것 같다며 불쾌해하는 분위기다

26일 비씨카드와 카드업계 따르면, 비씨카드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고객 소비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소비스타일 'Prism'을 제공 해당 유형을 남녀고객별로 '1인가구', '신혼·영유아', '초·중·고', '성인자녀', '노인'으로 나눈 뒤 소비유형에 따라 세부적으로 나눴다. 문제가 제기되고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자 26일 현재 비씨카드는 본 메뉴를 아예 삭제한 상태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일부 여성 고객의 의견으로 민원이 제기됐다"며 "고객 의견이므로 수정중에 있다"고 말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직장과 자신의 삶에 초점이 맞춰져있지만 여성은 가정·일 모두 잘해낼 수 있다는 듯한 인상을 준다는 지적이다.

프리즘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인 가구'에서 남성은 자기계발을 중심으로 명명한 반명 여성은 소비에 집중한 표현을 사용했다.

남성은 '프린스차밍 (Prince Charming)'으로 패기 넘치는 '엘리트'라고 표현한 반면, 이에 대응하는 여성 소비유형으로는 '포미 (For Me)'로 자신을 가꾸는 것이 최고인 '에고이스트'라고 표현해 개인주의적 성향을 두드러지게 표현했다. 남성은 '프래시맨(Freshman)'으로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신입사원'이라고 평범하게 표현했으나 이에 대비한 여성상은 '놈코어 (Norm Core)'로 명명, '점차 소비를 늘려가는 사회초년생'이라고 썼다.

윤슬아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이를 표현한 그림에서도 여성은 화장품 가방 등 사치스러운 이미지를 표현한 점이 전통적 성관념을 공고히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인자녀' 부분에서는 여성을 '엄마' 역할, 남성은 '가장'의 역할에만 한정했다.

남성은 '체어맨(사회적 지위를 가진 여유 있는 체어맨)', '베테랑(나만의 길을 걸어온 자랑스러운 베테랑)', '빅숄더(퇴근 후 소주한잔 기울이는 이 시대의 가장)'으로 4가지 유형 중 한가지에만 가족의 역할이 있는 반면 여성은 '퍼스트레이디(이제는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은 퍼스트 레이디', '메인스테이(치열한 삶의 중심이 되는 엄마), 패밀리코어(가족을 생각할 때 가장 기쁜, 가족 중심의 엄마)'로 4개 중 3개가 엄마와 관련있다. 여성 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가장의 부담감을 강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윤슬아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은 "빅숄더 등 남성이 가정에서 경제력을 담당해야 한다는 가장의 역할을 강요하고 있다"며 "여성은 자녀교육, 엄마를 중심으로 표현했다"고 지적했다.

'초·중·고' 유형에서는 여성 유형 4개 중 하나로 '내가 행복해야 우리 가족도 행복한 쇼핑퀸' '비비드퀸'이라고 표현한반면 여기에 대응되는 남성유형은 '한국경제를 이끄는 사회의 주류' 메인스트릿'으로 남성은 경제를 이끄는 주체, 여성은 가족에 내조하는 이미지로 표현했다. 이외에도 알파맘(내 아이의 교육이 최우선인 알파맘)'으로 가정에 헌신하는 여성상을 투영했고 베타맘은 아이와 친구처럼 지내고 싶은 불량엄마로 엄마는 '불량'하다고 표현했다.

해당 소비스타일을 본 여성고객인 장모씨(28세·서초구)는 "여성이 남성을 내조하는 역할로만 표현되어있는것 같다"며 "특히 1인가구 유형에서 나와 같은 사회초년생을 단순히 머리 질끈 묶고 미래를 준비하는 '포니테일'따위로 표현되는게 불쾌하다"고 말했다.

남성고객인 황모씨(27세·서대문구)는 "소비스타일을 보는 순간 남녀의 전통적인 성역할에 한정해 나눴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강남역 살인사건 등으로 여성혐오와 남녀차별적 관점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현재와는 맞지 않는 구시대적 구분방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슬아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은 "기업이 고객의 소비데이터를 분석해 유형을 제공하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나 남과 여로 유형을 구분하고 이를 표현하는 그림에도 남성과 여성의 고정적 역할을 강조하도록 해야했는지는 의문이 든다"며 "상품 서비스 효과보다 남성은 가장, 여성은 가정에 충실하다는 고정관념을 강화시키는데 일조한다"고 말했다.

김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인지정책연구실 실장은 "현대 사회에서 여성도 리더로서 활약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을 엄마의 역할에 한정해 표현한것은 명백한 성차별적 관점"이라며 "성차별적 관점이 담긴 매체문구가 사고에 영향을 많이 주는 만큼 해당고객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시정해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