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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 얼렁뚱땅 가격인상, 이제 그만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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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7-05-22 01:52 최종수정 : 2017-05-22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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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 얼렁뚱땅 가격인상, 이제 그만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인건비와 물류비, 임차료의 상승으로 인한 압박으로…”, “천정부지로 솟는 원재료와 부자재값에 의해 불가피하게…” 지난해 말부터 대통령선거 전 날까지 이어진 식음료업계의 줄줄이 가격 인상에 기업들이 가장 많이 하는 변(辯)이다.

몇 년 만에 인상인지를 뒤에 꼭 붙이는 전형적인 레퍼토리도 빼놓지 않고 등장한다. 말꼬리에는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드려 죄송하다”는 말도 함께 붙는다. 합당한 가격 인상이라면서 왜 기업들은 이처럼 반성문을 쓰는 걸까.

사실 권력공백기마다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건 업계의 오랜 관행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매번 되풀이되는 일이지만 초유의 대통령 탄핵사태로 공백이 길어진 이 때, 한꺼번에 몰리는 식음료업계의 가격인상에 씁쓸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오랜 장기불황과 수입먹거리의 등장으로 식음료업계는 지난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 실적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가장 최선의 방법은 가격 인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업들의 비명보다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소비자들의 비명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이유는 가격이 인상된 제품들이 대표적인 서민 식품이기 때문이다.

국민 야식메뉴인 치킨은 BBQ의 가격인상으로 2만원 시대를 앞두고 있다. 지난 1일부터 BBQ는 인건비와 임차료 상승을 이유로 치킨값을 최대 12.5% 인상했다. 대표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은 1만 6000원에서 1만 8000원으로 올랐고, 마라 핫치킨 등 프리미엄 메뉴는 2만원 전후에 형성됐다.

치킨과 함께 빠질수 없는 탄산음료와 맥주도 가격인상 열차에 올라탔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11월 평균가격 5% 인상. 롯데칠성음료는 대통령선거 하루 전 날 칠성사이다 250ml 캔 제품을 편의점 기준 100원 올리며 막차를 탔다.

지난해 오비맥주(6%)와 하이트진로(6.33%)는 맥주 출고가를 인상해 ‘치맥(치킨+맥주)’, ‘치콜(치킨+콜라)’를 즐기던 서민들은 쓰라린 가슴을 부여잡아야 했다.

간식의 가장 최상위 라면은 어떤가. 지난해 라면값을 5.5% 인상한 농심에 이어 삼양식품이 12개 라면 제품을 평균 5.4% 인상했다. 이번 인상으로 대표제품인 삼양라면은 760원에서 810원으로 올랐다. 사실 따지고 보면 ‘50원’오른 것으로 체감하지 못 하는 소비자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도미노 인상’이다. 더욱이 가격을 동결시킨 오뚜기가 올 1분기 매출이 11% 감소했다. 이에 반해 농심은 4%대 감소로 가격 인상이 이를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오뚜기의 가격인상도 점쳐보지 않을 수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2.1%의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4.3%인 실업률을 더한 ‘경제고통지수’는 6.4로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고통지수가 사상 최고치였던 때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으로 ‘14.5(물가상승률 7.5%+실업률7.0%)’이다. 가장 뼈아픈 두 지수를 합쳐놓으니 ‘고통’ 지수라고 표현한 것이라는 게 와 닿는다.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가격 안정에 정부의 역할에 한계가 있는 만큼 업계와 소통을 강화해 합리적으로 가격을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기업의 가격인상에 속수무책인 셈이다.

대통령 선거 전날 취재 중 만난 식음료업계 종사자 A씨는 “사실 지금이 가격을 올리기에는 적당한 시기” 라고 전했다. 진정 원재료값과 인건비가 올라 가격인상을 해야 해도 정국이 혼란한 지금이 ‘적절하다’라는 말을 들으니 한 명의 소비자로서 안타까움이 남는다.

가격을 인상하는 건 분명 기업의 자유다. 사실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들은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눈초리를 피할 수 있는 적절한 때를 기다린 가격인상, 정확한 정보 없이 가격을 올려 죄송하다는 반성문 식의 해명은 개선되기를 바래본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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