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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투자증권 신성호 사장] “벤처캐피털 육성 ‘니치’ 증권사 특화”

구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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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7-02-27 00:08 최종수정 : 2017-02-27 09:29

신기술투자조합, 중기특화 증권사 첫 설립
공부하는 증권맨 강조, 신간 출판준비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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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투자증권 신성호 사장] “벤처캐피털 육성 ‘니치’ 증권사 특화”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이 그래프 봐요. 올해 브라질 채권에 투자하면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것보다 50% 이상 남지”

그의 집무실에 들어섰을 때, 책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각종 경제서적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책상 한가운데 놓여있는 모니터를 손으로 가리키며 신성호 사장은 브라질 채권에 대해 얘기했다. 모니터에는 1980년부터의 원자재 가격과 브라질 경상수지 추이가 동시에 그려져 있는 그래프가 있었다. 투자의견에 대한 그의 자신감은 이런 경제지표를 역사적으로 분석한 데에서 나왔다. ‘학습하는 CEO’로 알려진 IBK투자증권 신성호 사장. 22일 여의도 본사에서 그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봤다.

◇ 벤처·중소기업 육성은 우리 ‘소명’

“벤처·중소기업 육성은 한국경제가 장기적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고, 우리는 특히 IBK기업은행 자회사로서 설립 목적에 비추어 일정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정책금융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증권사로서 앞으로의 전략을 물었는데, 신성호 사장은 이 일의 ‘명분’부터 설명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크라우드펀딩 시장에 진출한 증권사다. 소명을 잘 수행하려면 수익성도 확보해야 할 것 아닌가. 신 사장은 자립 가능한 수익기반 확보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전통적인 강점분야인 P-CBO 발행주관, 코넥스 지정자문, 스팩 등의 경쟁 우위를 지속적으로 강화할겁니다. 특히, 코넥스 기업의 코스닥·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활성화함으로써 기업의 성장 지원이라는 명분과 당사의 수익성 확보를 동시에 꾀할 것입니다”

IBK투자증권의 누적 코넥스 상장 기업수는 총 29개다. 그중에서 코스닥으로 이전한 기업은 아이티센, 엑시콘, 옵토팩, 솔트웍스 등 4곳이다. 스팩 실적은 6건이고, 지난해 P-CBO 발행 참여는 총 24건으로 2106억원에 달하는 규모였다.

올해도 IBK투자증권은 전도유망한 중소/중견기업을 발굴해 스팩을 통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신 사장은 “중소기업 자금조달의 주요 원천인 기보·신보 주관 P-CBO 발행에도 적극 참여해 정책금융 분야 선두 유지에 노력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렇다면,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일까. 벤처캐피털(VC) 부문 육성은 IBK투자증권의 올해 전략과제 중 하나다.

신성호 사장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활성화하고, 신기술투자조합 등 신사업 부문 추진 계획에 있습니다”라며 운을 띄웠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벤처/스타트업기업의 성장 가속화 구간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주는 초기기업 지원 정책이다.

“유망기업 발굴을 위해 기업은행과의 협업뿐만 아니라 산업단지관리공단, 한국M&A센터 등과 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엔젤투자협회 등 투자자 풀 확보를 위한 협업도 확대할 생각입니다.”

한편,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신기술금융업자 등록에 이어 12월 중기특화증권사 중 최초로 ‘Value-up 중기특화 솔루션 신기술투자조합 1호’(90억원)를 설립했다. 증권사의 신기술사업금융업 겸업이 허용되면서 투자조합 결성을 통한 전통적인 VC업무 영역에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된 것이다. 신 사장은 “향후 조합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유망 기업 발굴과 투자, 성공적인 회수를 통해 투자수익을 높이는 동시에 재투자가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예정입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 수수료 깎아주기 출혈경쟁 지양해야

증권업계 최근 분위기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 최근 증권사들이 몸집 불리기에 집중하는 추세에 대해 신성호 사장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답했다.

“증권사 수익구조가 리테일지점을 중심으로 한 위탁매매에서 IB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변화하는 건 주지의 사실입니다. 또, 회사의 위험 감수를 기본으로 하는 IB 업무 특성상 자기자본 확대를 통한 대형화는 불가피한 선택인 것이죠.”

먹거리가 겹쳐 치열한 경쟁체제가 지속되고 있는데, 해결책이 있냐는 물음엔 자사 전략을 끌어들여 답변했다.

“각자 여건에 맞는 성장 전략을 세우고 이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당사의 경우 설립 취지 자체가 중소기업 지원인 만큼 중기특화증권사로서 정책금융 분야에 주력해 왔으며 실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일정규모 이상의 자본금을 갖춘 대형사는 해외시장 진출, 위험도가 높은 IB 사업 부문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대형사들이 중소형사와 동일한 시장에서 수수료 깎아주기 등의 출혈경쟁을 하는 것은 지양해야한다고 봅니다”

금융당국이 매수리포트 일색인 업계 리서치 관행을 대대적으로 손보려는 데 있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했다. 신 사장은 우리증권 리서치헤드, 동부증권 리서치헤드를 연이어 역임한 만큼 업계에서 탁월한 애널리스트로 평가받아왔다.

그는 “매도 리포트가 꼭 일정 수준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처럼 편향된 형태는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라며 그 근본 취지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이 시정을 제도적인 형태를 통해 달성하려는 접근법은 지양해야 합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투자자의 기본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었다.

“우선 투자자들이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그 바탕 위에서 애널리스트의 의견이 하나의 의견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신뢰를 얻기 위해 증권사는 증권사대로 정확한 정보를 차별 없이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애널리스트는 자신의 전망에 근거한 정확한 리포트를 작성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분석 없는 매수추천 고객도 눈치챈다

검색엔진에서 신성호 사장을 검색하면 ‘애널리스트가 공부를 해야 된다’는 내용이 덩달아 나타난다. 리포트관행 얘기가 나온 김에, 그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애널리스트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눠봤다. 신 사장은 “자신만의 투자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뿐만 아니라 모든 증권사 직원은 명확한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고객의 상황에 맞는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기본 중 기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산의 기본 로직을 이해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자산간 가격 변동 요소들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게 필요하죠. 기본기를 확실하게 쌓은 후에 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신성호 사장의 투자철학은 무엇일까. 그는 “철저한 학습과 분석을 바탕으로 한 투자는 실패해도 후회가 없다”는 문장을 단숨에 말했다.

“100% 투자 성공이라는 불가능한 목표보다 그 목표에 근접하기 위한 노력과 과정이 성공 또는 손실이라는 결과보다 더 중요하다는 의밉니다. 과거 지점장 시절부터 직원들에게 강조해 온 원칙으로 본인의 투자결정뿐만 아니라 영업사원과 고객 관계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PB가 고객에게 주식을 추천할 때, 예측과 달리 주가가 떨어지고 손해를 볼 수 있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고객은 PB가 충분한 분석과 논리를 가지고 추천했는지, 아니면 대충 말로 때우려 했는지 정도는 판단이 가능합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고객도 크게 불만을 가지지 않을 수 있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죠”

신성호 사장은 지금 신간을 집필 중이다. 과거에 직원들에게 교육용으로 배급했던 책 ‘웨어 투 인베스트(Where to invest?)’의 개정판이다.

“이 책은 현 상황을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역사를 기본으로 알아야 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깔고 있습니다. 30년 이상 증권업계에 종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거시경제, 자산, 금리, 주식, 환율, 부동산 등 6개 분야에 대한 각종 역사적 차트와 그래프를 소개했어요.”

개정판에 아직 제목은 새로 달지 못했다. 개인투자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니 제목을 쌈박하게 달아줘야 잘 팔릴 것이라는 기자의 말에 그는 멋쩍게 웃었다.

◇ 올해 유망 업종은 ‘은행주’

탁월한 애널리스트와 인터뷰를 하면서 올해 시장 전망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신성호 사장은 작년보다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단, 미국 경제가 작년 1분기를 바닥으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3분기에 3.5%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2%대 중반 성장이 무난해 보입니다. 미국 S&P500 지수 편입 종목의 이익도 증가추세입니다. 작년 3분기 이익이 3.1% 증가해 6분기 만에 처음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 올해 1분기에 11%, 2분기에 9%씩 이익이 늘어날 걸로 전망합니다. 금리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 주식의 PER이 낮으며 여전히 유동성이 많은 상태여서 주가가 상승할 걸로 전망됩니다”

투자자들에게 추천할만한 종목으로는 ‘은행주’를 꼽았다.

“3년 전부터 이익이 증가하기 시작한 은행주를 추천합니다. 지난해 중반부터 이 부분을 반영한 주가 상승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 주가가 충분히 상승한 걸로 보이지 않습니다”

은행주 중에서 어떤 종목을 추천하시겠냐는 질문에는 IBK투자증권 리서치리포트를 참고하는 게 좋겠다고 답했다. 투자자들은 IBK투자증권 은행업종 리포트를 잘 살펴보시라.

〈 학 력 〉

- 1974년 충남고등학교 졸업

- 1981년 고려대학교 통계학 학사

- 1984년 고려대학교 대학원 통계학 석사

〈 경 력 〉

- 2000년 대우증권 투자전략부 부장

- 2002년 우리증권 리서치센터 센터장, 상무

- 2005년 동부증권 법인영업본부 본부장, 상무

- 2008년 동부증권 리서치센터 센터장, 한국증권업협회 상무

- 2009년 우리투자증권 본부장, 한국금융투자협회 경영전략본부장

- 2013년 우리선물 대표이사

- 2014년 8월~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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