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닫기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이동춘 대표] “어려운 벤처기업에 성장사다리 놓겠다”

고영훈 기자

gyh@

기사입력 : 2017-01-23 00:04 최종수정 : 2017-01-23 06:47

시장 조율 통한 디딤돌 펀드 역할 충실
민간·회수자금 이용 올해 신사업 도전

[한국금융신문 고영훈 기자] “창업기업의 생존이 어려워지는 데스밸리(death valley)현상을 겪고 있는 벤처·중소기업들에게 안전사다리를 놓아 다시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이동춘 대표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성장사다리 펀드의 역할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2013년 8월 출범한 성장사다리펀드도 이제 4년차에 접어들었다.

한국성장금융은 투자운용본부, 경영관리실, 준법리스크 등으로 나눠져있다. 투자운용본부는 다시 하위 4개의 팀으로 구성돼 운영된다. 출자기획을 총괄기획하며 모펀드를 관리하는 투자기획팀, 성장 및 회수단계 하위펀드를 관리하는 성장투자팀, 창업단계를 책임지는 중소벤처팀 등의 기존 3개의 팀에 최근 전략투자팀을 신설하며 신사업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전략투자팀을 따로 뺀 이유는 반도체성장펀드 운용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성장사다리펀드와 이해상충부분이 발생해선 안되기 때문이다. 이번 반도체성장펀드는 신규모펀드로 별도 정책기능을 수행하는 민간펀드 형태다. 성장사다리펀드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펀딩에 참여하고 싶은 연기금이나 기관투자자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펀드를 만들었다.

그는 “반도체 성장펀드는 대규모 기업이외에도 작은 회사에 자금 조달을 할 수 있게끔 설정해 기존 성장금융의 공익적인 면을 이어갔다”며 “지난 10월달에 MOU를 체결해 이번달에 결성할 예정이며, 모펀드 규모는 75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설정되는 반도체성장펀드는 기존 성장금융과 조금 성격을 달리하는 민간펀드의 성격이 더 짙다. 750억원 규모의 모펀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500억원, 250억원을 출자한다. 여기에 하위펀드까지 결성하게되면 5-6개의 펀드에 전부 2000억원의 자금이 운용돼 중소·중견기업들에 자금이 공급될 예정이다.

◇ 산업은행·정책금융공사 36년 경험 쌓아

이 대표는 산업은행에서 30년, 한국정책금융공사에서 6년을 근무한 투자 전문가다. 산업은행에서는 자금기획 부문에 잔뼈가 굵었으며, 대구지점 본부장, 기업금융 실장 등을 거친 금융사업통이다. 금융위원회에서 추진한 성장사다리펀드 조성사업에 참여했으며, 정책금융공사를 나온 이후 한국성장금융 사장 공모에 응모해 제2의 금융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산업은행에서는 대출위주의 업무 경험이 많았으며, 정책금융공사에서는 직접투자와 간접투자, 프로젝트 펀드 등 다양한 투자 노하우를 쌓았다.

지금은 산업은행과 합쳐지면서 없어진 정책금융공사의 투자 바운더리는 상당히 넓은 편이었다. 간접투자만해도 11조원의 펀드를 조성하여 이 중 7조원 정도를 집행했었다. 부사장 직책을 맡으며 이같은 통 큰 자금을 운영하며 투자에 대한 감각을 익힐 수 있었다. 더불어 주요정책이나 운용사 선정도 이 대표의 손을 거쳤다. 정책금융공사와 통합한 이후 산업은행의 간접투자 규모는 커졌다. 성장사다리펀드의 출자자는 산업은행 1조3500억, 청년창업재단 3500억원, 기업은행 1500억원 등이다. 출자금은 원래 정책금융공사 7500억원, 산업은행이 6000억원 등이었지만 두 기관이 합쳐지며 지금의 규모가 됐다.

모펀드를 운영한다는 것은 자원배분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창업, 성장, 회수 등에 얼마나 투자할 건지 의사결정을 세우면 하위펀드를 얼마나 조성할 것인지 결정한다. 직접 투자처를 발굴하는 방식 보다는 모펀드와 하위펀드의 형태로 가져가면 더 많은 투자처를 찾기 용이해진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한국성장금융의 주주총회에 참여하며 동시에 출자자이기 때문에 성장금융이 개최하는 전문위원회에 참석해 기본적인 방향을 결정한다. 펀드를 만들 때는 내부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위탁운용사를 독립적으로 선정한다.

산은과 기은 이외에도 디캠프, 코트라,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창조경제혁신센터, 한국거래소 등 다양한 기관들과 연을 맺고 있다.

성장사다리 펀드는 시장실패를 보완하거나 시장을 재조성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펀드 운영에 정책성이 담겨있지만 성장금융이 민간회사이기 때문에 시장친화적인 면도 함께 가져가고 있다. 단순한 자금 지원에 한정하지 않고 성장사다리펀드를 중심으로 유기적 연결구조를 형성해 건강한 산업금융 생태계 조성에 기여한다.

지난 12월에는 국내 벤처캐피탈(VC)·프라이빗 에쿼티(PE)의 해외진출 전략 방안을 제시하고 LP지분 유동화 세컨더리 펀드 시장을 소개해 향후 투자전략에 대한 공감대를 조성하기 위한 모험투자 포럼도 개최했다.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으로는 한국모태펀드를 운영하는 한국벤처투자가 있다. 벤처기업특별법에 의해서 만들어진 한국벤처투자는 직접투자를 하지 않고 간접투자를 한다.

창업, 성장, 회수와 재도전이라는 자금 흐름을 통해 자본시장에서의 중소기업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성장사다리펀드는 다시 성격에 따라 창업 부분에 △창업금융을 통한 예비창업자를 위한 스타트업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창조경제 혁신 △신생기업의 크라우드펀딩을 지원하는 K-크라우드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기업이 데스 밸리를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Follow-On △KSM 등록 기업의 크라우드펀딩을 지원하는 KSM-크라우드 등이 있다. 성장 부문도 △M&A △IP △K-Growth △기술가치평가 △투자·매칭프로그램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회수 부문은 △코넥스 △세컨더리 △재기지원 등으로 구성된다.

그는 “2013년말 한 기업조달 관련 시중 펀드가 결성될 때 마지막 자금이 부족해서 펀드 조성이 안된 것을 목격했다”며 “이런 상황을 경험삼아 VC에 자금을 조달하는 성장 매칭펀드를 조성하던 중 정책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겠다 싶어 VC, PE 대상을 10개로 늘렸다”라고 언급했다.

◇ 정책금융·시장 친화 매칭 중요

펀드를 설계하고 만들려면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 투자된 스타트업회사들이 어떤 성장성과 신용성을 가지고 있는지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한국성장금융은 시장 조사도 많이 한다. 이후 전문위원회 결의를 통해서 펀드 조성계획을 승인한다. 확정이 되면 운용사 선정 공고를 한 후 진행된다.

최근 코트라와 결성한 한중투자펀드로 알려져있는 K-Growth 하위펀드는 중소기업 해외진출 펀드다. 한중투자펀드의 경우 2억5천만불 규모를 목표로 중국 국부펀드 중국투자유한책임공사(CIC)의 자회사와 사업 공조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기업이 중국으로 진출할 때 게이트키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재, 화장품 같은 종목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기업의 중국, 동남아 진출 등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일각에선 정책금융 성격이 강해 금융당국의 입김이 강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이 대표는 “금융위원회와 어떤식의 펀드가 필요한지 공유를 하지만 펀드를 운용할 때는 크게 관계를 맺지 않는다”며 “처음의 시장조성과 실패를 보완하겠다는 범위내에서만 의견을 교류한다”라고 말했다. 펀드의 원할한 조성과 운용을 위해 한국성장금융의 독립성 부분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중소기업·벤처 관련 정책을 발표할 때 기본적으로 시장매칭을 염두해 두어 정책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민간자금이 들어와야 되니까 시장과의 정책 조율도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년간 6조원을 조성하는 성장사다리펀드는 모든 설정이 완료되면 펀드의 수는 7570여개로 늘어난다. 현재 64개에 5조1000억원이 결성돼 있으며 차후 들어오는 회수자금을 이용해 새로운 펀드를 만들거나 별도의 모펀드를 보완해 상품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는 “정책금융 적인 면이 있다보니 민간에서 수익률을 보는 관점하고는 다르겠지만 출자자가 손해를 봐선 안되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이익은 달성해야 한다”며 “만기가 7년이나 8년짜리도 있기 때문에 아직 쉽게 수익률을 단정지을 순 없다”고 말했다. 중간에 투자목적을 달성했을 경우는 펀드가 조기 청산될 수도 있다.

◇ 정확한 성장성 인식 위한 끊임없는 발품

펀드 운용사 선정에도 능력을 중시한다. 시장상황에 맞게끔 펀드목적에 따라 전략이나 민간 매칭 가능성을 감안한다. 절차 진행 역시 공정한 진행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펀드사이즈에 따라 운용사에게 제공하는 수수료율은 통상 1~2% 수준이다.

올해는 성장사다리펀드의 성과평가가 실시되는 중요한 해다. 성과평가 기관으로는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해 알맞은 평가지표에 맞춰 오는 8월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성장금융의 새로운 비전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반도체성장펀드 같은 성장사다리 이외에도 좀더 민간 성격의 출자자가 참여하는 펀드를 구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간단위로 돌아오는 회수자금에 나머지 자금을 민간에서 끌여들어와 중소·벤처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일은 성장사다리펀드와의 업무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전 직원들이 투자할 중소기업이나 벤처캐피탈 등 다양한 업체들의 발전가능성을 검토하고, 시장 친화적인지 발품을 팔며 보고 있다. 데스밸리를 찾기 위해 리서치하고, 기업성장생태계를 재조성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운용사와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운용사들이 신경을 써서 투자를 해 수익을 잘 내줘야 기업들도 같이 맞물려갈 수 있다”며 “최근들어 운용사의 시장진입 문턱이 완화됐으나 결국 능력있는 운용사들만이 생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벤처의 역사도 20년 정도 흘렀다. 정부의 지원책은 많았지만 벤처 거품이 꺼지는 등 악재도 없지 않았다. 정책금융에서 시작해도 궁극적인 마지막 목표는 민간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견해다.

〈 학 력 〉

- 1975년 경북고등학교 졸업

- 1979년 서울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 경 력 〉

- 2007~2009년 산업은행 기업금융2실장

- 2000~2010년 한국정책금융공사 기업금융부장

- 2010~2013년 한국정책금융공사 금융사업본부장

- 2010~2013년 한국정책금융공사 이사

- 2013~2014년 한국정책금융공사 부사장

- 2016년 2월~ 현재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대표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FT카드뉴스

더보기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