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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이 몰고 온 금융권 봄 기운

신윤철 기자

raindream@

기사입력 : 2017-01-2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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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이 몰고 온 금융권 봄 기운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금융권 CEO 교체시기에는 각종 소문이 돈다. 작년에는 대형 시중 은행장에 정권 보은 인사 루머가 돌아 해당 회사 노조가 반발 성명까지 냈을 정도다. 정부의 비공식적인 영향력 행사는 그간 금융권 발전에 해가 되는 요소였지만 뿌리 뽑기 힘든 일이었다. 2017년의 경우 민간과 공기업을 가리지 않고 금융권 CEO교체시기가 몰려 있어 낙하산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다. 그러나 풍경이 달라지는 모양새다. 정부발 낙하산 루머가 상대적으로 잠잠한 것이다.

◇ 예전과 다른 ‘대세론’

신한금융지주는 회장과 은행장 모두, KEB하나·우리·수출입은행도 3월에 모두 임기만료다. 각 회사들은 내규에 따라 대개 2달 전에 후보를 확정해야한다. 보통 차기 선정 시기가 되면 특정 후보가 대세로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대세론의 이유가 정부와 끈이 닿아 있기 때문이라는 자극적인 내용이 주였지만 요즘은 후보 개인의 능력과 업적에 초점이 맞춰지는 추세다.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지 않으니 능력 위주라는 원칙이 지켜지는 것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정부 영향력이 적고 내부 출신 발탁 기조가 정착되어있지만 국책은행인 수출입과 정부 지분이 많은 우리은행은 그간 외풍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수출입은행 차기 행장 선임 소식은 수면 밑에서 떠오르지 않고 있고 우리은행은 전·현직 출신들이 각자의 장점을 내세워 나름 공정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 우리·기업은행에서 보인 조짐

이러한 조짐은 최근 IBK기업은행 은행장 선임에서 엿볼 수 있었다. 기업은행은 조준희·권선주로 이어지는 내부 출신을 인사를 은행장으로 맞이했었지만 그 전까지는 대표적으로 관치 인사를 보여줬던 곳이다. 그러나 내부 출신 기조가 조금씩 생기다가 이번에 김도진닫기김도진기사 모아보기 행장을 선임하면서 연속 3회 내부 발탁을 이뤄냈다. 관치 인사보다 전문성 있는 인사를 선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이것이 오히려 생소하게 보일 정도다.

우리은행은 정치로 따지면 경선 흥행을 이뤘다. 민영화 이후 첫 행장 자리에 매력을 느낀 전·현직 임원들이 대거 차기 행장에 지원했기 때문이다. 중도 포기와 첫 심사를 거쳐 현재 후보는 6명으로 압축된 상태다. 바로 이전 선임 때만 해도 능력 보다 정부 의중이 중요했던 것을 떠올려보면 지금처럼 내부 출신들이 각자 비전으로 경쟁하는 모습은 신선하기까지 하다.

탄핵정국으로 금융권 독립성이 신장되는 모습을 보니 국내 금융회사들이 경쟁력이 없다고 질타했던 금융당국의 목소리가 얼마나 공허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 해도해도 너무했던 정부 낙하산

3일에 1명 꼴, 정부가 금융회사에 보낸 낙하산 인사의 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금융권 임원 중 공직 경력자 현황’ 자료를 발표했다. 이를 보면 2008년 1월 1일부터 2016년 10월말 현재까지 재직 중을 포함해 대부업을 제외한 전 금융권 등기임원 중 공직 출신이 무려 1004명에 달했다. 연평균 100명이 넘고 일별로 따지면 3일에 1명꼴로 낙하산 인사가 내려온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공직자윤리법상 퇴직 공직자가 퇴직일로부터 3년 동안, 퇴직 전 5년 이내에 소속했던 부서의 업무와 관련이 있는 사기업체(영리목적) 등에 취업을 금지한다.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승인을 얻거나 3년이라는 재취업 금지기간이 지난 후에는 재취업이 가능하다. 다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정부가 공직자윤리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탄핵정국으로 국정 마비에 대한 우려가 많다. 그러나 적어도 최근 금융권 CEO 선임과정을 보면 그간 정부가 기업 운영에 도움을 주기보다 오히려 방해한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은 잠시 없어진 것처럼 보이는 낙하산 시도가 언제 다시 시도될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선례를 잘 만들어 관치 인사가 올 수 없도록 능력위주 인사발탁이 대세가 되야한다. 새롭게 선임되거나 연임에 성공한 CEO들이 업무를 시작하는 것은 3월부터다. 봄이 오는 시기에 금융권에 그늘을 드리웠던 낙하산이 사라지길 바라본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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