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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경영 여건’ 외치며 면세점 죽이는 정부

김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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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12-14 23:07 최종수정 : 2016-12-2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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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경영 여건’ 외치며 면세점 죽이는 정부
[한국금융신문 김은지 기자] “면세 사업자들에게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경영 여건 조성을 통한 면세점 경쟁력 제고를 위해 특허를 추가하겠다”

“업체들의 신뢰를 보호하고 정부의 면세점 제도 운영에 대한 일관성, 예측 가능성을 위해 시내면세점 특허심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

관세청의 이 같은 발언들은 흡사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을 연상케 한다. 17일 면세점 특허 3장의 향방이 가려지나, 이를 통해 사업자들이 안정적인 경영 여건을 마련하기는커녕 더욱 큰 혼란이 일어날 전망이다.

1988년까지 30여개 였던 국내 면세점들은 IMF와 금융위기, 사스파동 등을 겪으며 감소했고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워커힐면세점 등이 적자생존해 파이를 넓히는 안정화 구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정부는 2013년 돌연 면세점 특허 기간을 줄이고 갱신을 불허했다. 이와 함께 근 2년, 업계는 정부가 쥐고 있는 한정된 면세점 특허로 인해 소모적인 경쟁을 치러야만했다.

정부의 대대적인 시장 통제로 면세업계의 불확실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태다.

당장 내년 4월경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의 특허를 놓고 면세점 4차 대전이 펼쳐진다. 혹여 워커힐면세점과 롯데면세점이 부활에 성공한다 해도 이 같은 문제의 반복을 피할 수 없다.

특검팀의 수사 결과 ‘SK와 롯데의 면세점 추가를 위한 대가성 로비’ 혐의가 입증될 경우, 이들의 특허는 반환 조치된다. 또 다시 면세점 특허 쟁탈전이 펼쳐질 여지가 충분하다.

면세점 특허를 둘러싼 무한 대전 뿐 아니다. 이달 중순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는데 성공한다 할지라도 ‘5년 시한부’ 라는 걸림돌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을 꺼리는 현상이 벌어졌다. 또 천신만고 끝에 명품 브랜드들의 입점을 성사한다해도 면세점 측이 되려 ‘갑질’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업계가 이 같은 면세점 제도의 불확실성에 시달리는 동안 태국의 면세사업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태국의 킹파워그룹은 2015년 전년대비 매출이 67%나 급증하며, 글로벌 순위가 10위에서 7위로 상승하는 등 위협적 존재가 됐다.

글로벌 4위 사업자인 프랑스 LS트래블 리테일의 공격도 만만치 않다.

반면 롯데면세점은 3위에서 2위로의 순위 상승에 고전하고 있고 6위를 기록하고 있는 신라면세점 역시 국내에서의 추가 출점을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태국은 30%의 소비세를 폐지하는 등 면세범위의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지난해에만 태국이 유치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대비 71% 증가를 보였다.

일본도 시내면세점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중국도 자국민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올해 초 자국의 입국장 면세점 19곳을 승인하기 까지 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시장의 움직임에 역행하고 있으며, 오락가락한 제도를 통해 사업자들을 불확실한 경영 여건으로 내몰고 있다. 이에 면세점 신고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거세지고 있으나, 정부는 면세점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를 고집하고 있다.

정부는 면세점 신고제가 도입될 경우, 일정요건 충족 업체의 시장 진입으로 특혜 논란이 해소되는 장점은 있지만 자본력과 구매협상력, 마케팅에서 유리한 대기업과 글로벌 면세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돼 독과점이 심화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허가제의 고수는 면세 시장의 특수성과 업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시각이 아닌가. 면세시장은 몸집을 불려야만 생존할 수 있는 특수성을 지닌다. 이른바 ‘바잉파워’가 큰 기업이 살아남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또한 면세점 허가제를 신고제로 전면 개방해 면세점간 경쟁을 촉진할 경우에야 업계 간 경쟁력을 제고를 할 수 있으며, 운영 역량을 입증한 사업자가 문을 닫는 상황에 봉착하지도 않을 것이다.

경쟁을 통해 퇴출될 기업은 퇴출되며 시장의 질서 유지 또한 자연히 가능하다.

최근의 혼돈들은 정부가 면세 시장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있었다면 불거지지 않았을 일들이다. 정부는 이제 그만 눈과 귀를 막고 그들이 자초한 문제들의 근본적 해결에 나서야 한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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