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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부총리, 경제사령탑 맞나

김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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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10-24 00:34 최종수정 : 2016-10-24 21:31

김의석 금융부장 겸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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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부총리, 경제사령탑 맞나
[한국금융신문 김의석 기자] “지금 경제가 위기고 민생이 지옥이다. 그런데 경제사령탑은 오간데 없고 위기 타개책은 행방이 묘연하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향후 한국 경제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문제와 13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대책 과정에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만 보일 뿐, 유일호 부총리는 찾아볼 수가 없다. 상황 인식이 지나치게 안일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고위 관료

“부실기업 구조조정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경제부총리가 구조개혁에 대한 근본적 청사진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이필상 서울대학교 겸임교수

‘한국경제가 위기’라는 경고음이 지금 우리사회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지만 정부의 총체적 경제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존재감을 보이지 못해 국정 난맥상까지 초래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사람들이 그를 평가할 때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단어가 ‘무색무취’와 ‘순둥이’이다. 사람은 좋지만 현안을 돌파할 추진력이 부족하고 자신만의 색깔이 없다는 뜻이다. 단적으로 올해 한국 경제의 최대 화두였던 만성적 한계기업 구조조정과 경고등이 커진 가계부채 문제 처리 과정에서 그는 경제리더로서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손에 피를 묻히는’구조조정의 특성상 경제팀 최고사령탑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지만 “이해 당사자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관망하는 태도로 일관할 뿐이다. 특히 구조조정 과정과 가계부채 문제에서 사실상 손을 놓으면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한동안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이달 말께 조선업 경쟁력 강화방안이 발표될 예정이지만 여전히 대우조선 구조조정의 방향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정치적 부담을 의식해 어떤 결정도 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경제 관료들이 ‘따거(큰형님)’라고 부르는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한 강연에서 유일호 부총리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조선과 해운, 건설, 철강, 석유화학에 이르기까지 공급과잉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주무부처가 밑그림을 짜고 경제부총리가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런 역할을 엉뚱하게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맡았는데 그가 산업재편을 어떻게 하느냐, 순서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한 후배에게 작심하고 쓴 소리를 던진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된 부동산시장 과열 분위기 억제 대책과 관련해서도 유일호 부총리는 보이지 않았다. 사태의 근원이 국가 경제에 미칠 파장이 만만찮은 가계부채 억제 정책과 직결돼 있음에도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를 책임지고 있는 그는 적절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 말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 때도 허둥대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와 수출 관련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금융위원회만 쳐다보고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다. 심각한 물류대란이 일어나자, 한진해운에 책임을 돌리기에 급급했다. 그때도 사령탑이 없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달라진 게 없다.

지금 한국 경제는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위기 상황이다. 아시아 경제 감속(減速), 유럽·신흥국 경제 침체 등 해외 변수로 수출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 과열 투기로 달궈진 건설 경기 덕에 겨우 연간 2%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내년 건설 경기가 침체하면 성장률은 1%대로 곤두박질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경제가 좌표를 상실한 채 침몰하고 있는데도 비상 탈출을 지휘해야 할 선장(경제사령탑)도, 승객들이 옮겨 타야 할 구명정(위기 타개책)도 안 보인다. 경제 현장에선 ‘이대로 가면 망한다’고 아우성인데, 유일호 부총리는 한가롭기만 한 것 같다.

그래서 경제부총리는 지금 어디 있느냐는 소리까지 나왔고, 급기야는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팀의 정책조정 기능 부재를 질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한다.

지금 세계 경제 상황이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대 시장인 중국 경제는 흔들리고, 우리 수출기업에 불리한 쪽으로 구조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잠재 부실기업에 대한 선제적 구조조정도 필요한 상황이다. 우선 시늉만 하고, 내년에 대통령 선거 등 정치 일정에 밀려 구조조정을 흐지부지했다가 더 큰 후폭풍이 밀려올까 두렵다.

경제정책을 총괄하고 예산을 담당하는 유일호 부총리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 지금처럼 우리경제가 어려울 때 순둥이로 남아선 안 된다. “사람은 무섭고 고약해도 조직을 장악하고 일 하나는 끝내준다”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경제 사령탑이 없는 듯한 지금과 같은 국면이 더 이상 지속되면 안 된다.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의지가 없다면 그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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