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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포인트가 소비 진작 정책?

전하경 기자

ceciplus7@

기사입력 : 2016-10-10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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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포인트가 소비 진작 정책?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국정감사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가운데,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획기적인 제안을 했다. 저성장 시대에 소비 진작 방안으로 카드사 포인트 활성화를 주문한 것이다. 가맹점 포인트 사용률 제한을 없애 100% 포인트 사용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작년 적립된 신용카드 포인트는 2조5000억원에 이르지만 1330억원이 사용되지 못하고 소멸됐다.

이에 정부는 연내 카드 포인트를 통합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선하고 소멸된 포인트는 기부할 수 있도록 기부금관리재단 설립도 추진하겠다고 한다.

유일호 부총리의 말에도 일리가 있긴 하다. 그동안 포인트 사용에 제약이 많아 포인트가 사라진 면이 없지않아 있다. 적립률 또한 많지 않아 현금을 대체할 만큼의 포인트가 쌓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쓸 포인트가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카드사 포인트 사용 비율 제한을 없앤다고 소비자가 포인트로 소비를 할지는 의문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포인트 사용에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소비 성향에 따라 포인트 활용도가 다를 뿐더러, 포인트를 사용하기 위해 집밖을 나서는 일도 없을 거라는 것.

카드업계 관계자는 “1500포인트가 있다면 사람에 따라 사용 기회가 있을 때 한번에 소비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며 “포인트를 소비하기 위해 열심히 모으는 사람은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포인트를 소멸하기 위해 일부러 소비를 하는 사람은 드물거라는 소리다.

카드사 포인트 정책은 카드사만 옥죈다고 달라지는게 아니다. 카드사 포인트 정책에는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소비자가 카드사 포인트를 가맹점에서 결제를 할 경우, 카드사만 온전히 그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 카드사마다 차이가 있으나, 가맹점과 카드사가 공동으로 부담한다. 영세가맹점에게 포인트는 비용인 셈이다.

금융당국에서도 얼마 전 불합리한 금융관행 개선책 중 하나로 카드사 포인트 정책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8개 카드 전업사 가운데 현대카드 등 5개사가 소비자의 포인트 사용비율을 10~50%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사 쇼핑몰 등 특정 가맹점에서만 전액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카드사가 포인트 적립률 등 포인트 제공만 강조하고 포인트 사용처 등 필요한 정보는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포인트 사용비율을 제한하는 5개 카드사 평균 포인트 적립처는 81만여곳이지만 사용처는 6만여곳에 불과하다는 점도 개선 사항으로 꼽았다. 금융감독원은 내년 이후 출시하는 신규 상품부터는 포인트 사용비율 제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표준약관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개선안이 발표된 이후 만난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포인트 제한 완화에 대해 가맹점 부담률 증가를 우려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포인트 사용 제한 비율을 없앤다면 그만큼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포인트 활성화 정책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에서 소비가 이뤄지지 않는건 쓸 돈이 없어서지 포인트를 못써서가 아니다. 소비할 소득이 없어서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의 ‘소득분위별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처분가능 소득은 2012년 3476만원에서 작년 3924만원으로 3년 사이 12.8% 증가했다.

그러나 여기서 원리금 상환액이 같은 기간 596만원에서 952만원으로 59.7%, 금액으로는 356만원 급증했다. 원리금 상환액 증가율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4.6배다 높아진 셈이다. 처분가능 소득이 늘어도 갚아야 할 돈이 많으면 당연히 소비를 자제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저금리 기조로 일반 서민들은 목돈 모으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가처분 소득을 늘리는 정책보다 정부는 빚 늘리는 정책을 중점적으로 폈다. 은행 중금리대출 사잇돌대출, 저축은행판 사잇돌2 대출 등 정책 금융 상품을 내놓았다. 가계부채가 문제시되자 다시 부채 심사 강화 정책으로 빚을 내지 못하게 하고 있다. 돈을 벌 곳도 빚 낼 곳도 없는 서민들만 죽어나고 있다. 카드사 포인트 활성화를 소비진작정책으로 내놓는건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 가서 눈 흘기는 행위와 다를 바가 없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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