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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노동자도 ‘금수저'?

정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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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2-26 07:42 최종수정 : 2016-02-2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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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노동자도 ‘금수저'?
[한국금융신문 정수남 기자] 대한민국이 무늬만 선진국으로 가고있다. 경제적인 요소만 빼면 모두 후진국 수준이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은 1990년 1인당 국민 소득이 2만달러를 넘었다. 우리나라는 이보다 17년 늦은 2007년 국민 소득 2만달러를 돌파하면서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으며, 이제 3만달러를 향해 속도를 내고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2014년 기준 2만7000달러로 상승한 것이다.

경제적인 요소를 빼면 우리나라는 선진국으로서 갖춰야 할 윤리, 사회, 문화적 요소들을 제대로 갖추지 못햇다는 게 대부분 시각이다.

이중 하나가 노동운동이다.

1970∼1980년대 국내 노동운동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당시 국내 노동운동은 열악한 근무환경과 쥐꼬리만한 급료 등 생존을 위한 수단을 획득하는데 열을 올렸다.

1970년 평화시장의 봉제 노동자인 당시 22세의 청년 전태일 씨가 몸에 시너를 붓고 분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 노동운동은 1990년대 들어 변질되기 시작했다. 국내 노동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대기업 생산직 사원들의 평균 연봉이 7000∼8000만원, 장기 근속자의 경우 1억원을 훌쩍 넘는 연봉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당시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노동운동은 단체협약이라는 조항을 만들어 사측에 투명경영이나 상생을 위한 사회 공헌을 강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물론, 이들 노조는 자신들의 밥그릇 지키기에도 열중했다. 대표적인 게 장기 근속자 자녀의 우선 입사다. 회사가 신규 직원을 채용할 경우 장기 근무자의 자녀를 우선적으로 선발한다는 것이다.

국내 대기업 노조가 3대째 권력을 세습하고 있는 북한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부분이다.

올해 2월 전문 학사를 취득한 김 모씨(27, 남)는 지난해 하반기 그 어렵다던 인턴 생활을 시작했다. 국내 한 완성차 업체 생산공장에서 였다.

차량 도어 파트에서 일하면서 처음 적응 기간은 힘들었지만, 이후 정규직에 대한 희망이 불붙었다. 몸을 움직이는 생산직이기는 하지만, 급료와 복지 등도 남부럽지 않고 일도 자신이 전공한 분야라 크게 여러운 부분이 없어서였다.

김 씨는 지난해 말로 6개월 간의 인턴 생활을 끝내고, 정규직 사원 모집에 원서를 냈다. 그는 합격자 발표가 있기까지 한달 간을 정규직이라는 꿈에 부풀어 지냈다.

결과는? 보기 좋은 낙방.

인턴 생활도 했고, 어학실력이나 사회봉사 활동도 남에게 뒤지지 않을뿐더러 성적도 최상위권인 김 씨가 정규직에서 탈락한 이유는?

바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귀족노동자 덕분이었다. 회사 측은 ○○명을 모집한 이번 생산직 사원 대부분을 회사에서 장기 근무한 직원 자녀로 채용했단다.

현재 대학에는 졸업을 차일피일 미루는 영원한 4학년생(이도 대부분 대학이 12학기 등록으로 제한)이 증가하는가 하면, 이들을 ‘이전백(이십대 전부가 백수)’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한다.

졸업을 해도 마땅한 진로가 없어, 많은 20대들은 편의점과 PC방 아르바이트를 통해 월 100만원도 채 안되는 생활비로 바람 한점, 햇빛 한줄기 들지 않는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전백이 취업난에 울고, 노동계의 구조적인 병폐 때문에 다시 한번 울고 있다.

귀족노동자들이 진정한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자기 이익의 일부 내려 놓아야 할 때다.



정수남 기자 perec@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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