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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공사(KIC) 은성수 사장] “투명경영으로 국민 신뢰 얻을 터”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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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2-22 00:15 최종수정 : 2016-02-23 10:43

정관에 CEO 해임요건 명시…위기의 KIC 구원
한은과 관계개선 기대…대체투자 신중하게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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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공사(KIC) 은성수 사장] “투명경영으로 국민 신뢰 얻을 터”
[한국금융신문 김지은 기자] “정관에 사장과 임원의 주의의무를 명시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해임할 수 있게 하겠다. 부적절한 전횡이 있을 경우 사장이라고 할지라도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달 19일 제6대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으로 취임한 은성수닫기은성수기사 모아보기 신임 사장은 기자와 만나 이 같이 강조했다. ‘Clean KIC’라는 구호 아래 철저한 내부통제로 KIC의 투명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은성수 사장이 정관 명문화를 통해 임원 전횡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한 것은 KIC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은 사장은 안홍철 전임 사장이 지난해 11월 급작스럽게 퇴임하면서 2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사장자리에 올랐다.

KIC는 지난 2005년 ‘국부의 효율적 증대’와 ‘국내 금융 산업 발전에 기여’를 목표로 설립된 국부펀드다. 그러나 안 전 사장이 야권 후보에 대한 트위터 막말과 자신의 장녀가 다니는 회사를 위탁 운용사로 선정하는 데 부당하게 관여한 일, 투자 검토 대상 회사가 운영하는 초호화 프랑스 호텔에 묵은 점 등의 전력으로 논란을 일으키자 국회에서 존폐 위기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후임인 은 사장에게 KIC 수장의 자리는 막중한 책무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은 사장은 앞서 취임식에서 “환골탈태하는 수준으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존립자체에 대해 의심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정관 명문화는 그동안 외환 900억달러 규모를 운용하는 국부펀드로서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한 반성과 각오에서 비롯됐다.

은 사장은 “CEO 등 임원의 해임요건 담은 정관 명문화는 2월 중에 끝낼 예정”이라며 “준법감시인 별도 선임, 감사의 기능 강화, 감독소위원회 설립 등 3중 내부 통제 장치를 만들고, 내부 제보 채널을 운영해 청렴한 조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은 사장은 임원 해임의 정관 명문화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독립성 보장 측면에서 CEO의 해임은 결격사유가 있지 않는 한 어려웠다”면서 “정관에 명문화하는 결정은 사실 KIC 입장에서는 큰 결정”이라며 KIC의 투명경영 의지를 피력했다. 은 사장은 올해를 내실을 다지는 원년으로 삼고, 철저한 내부통제와 윤리경영 아래 변화와 혁신을 통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 한은에 위탁…KIC가 달라진다면 가능하다

KIC는 한국은행에서 2011년 30억달러를 위탁받은 것을 마지막으로 추가 외환자산을 위탁받지 못하고 있다. KIC의 불안정한 조직 상황을 우려한 한은이 추가 위탁을 꺼린 탓이다. 은성수 사장은 기획재정부 경제관료 시절 한은 국제국과 호흡을 맞춰온 만큼 전임 사장이 성사시키지 못한 추가 위탁을 받을 수 있을 지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KIC 사장 선임과정에서 기재부 출신들은 번번히 낙방했다. 최종 면접심사에서 1순위에 올랐던 기재부 출신들은 전관예우의 벽을 넘지 못해 수장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이미 KIC에 관료 출신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사장까지 관료 출신으로 임명한 연유에는 한은과의 관계를 원만히 풀어갈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가 담겨있다.

은 사장은 한은의 자산위탁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한은에 위탁 건에 대해서 아직 언급은 안했다”며 “다만 시장이나 한은, 기재부가 봤을 때 KIC가 반드시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은 전달했다”고 말했다. 은 사장은 이어 “KIC가 수익률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내부문제를 해결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한은 측에서도 위탁에 대해 호의적으로 생각해주지 않겠느냐는 기대는 있다”고 덧붙였다.

◇ 대체투자 20% 확대 목표로 신중히 투자

은성수 사장은 대체투자는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KIC의 지난해 대체투자 비중은 전체 위탁자산의 12.4%인데 이를 2020년 20%까지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대체투자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KIC의 위탁자산은 작년 12월말 800억달러로 KIC의 대체자산은 105억달러 규모다. KIC의 위탁자산이 계획대로 2020년 2000억달러로 늘어날 경우 20%로 늘어난 대체자산 투자규모는 400억달러까지 증가하는 셈이다.

은 사장은 “저금리·저수익 시대인 만큼 대체투자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향성은 필요하다”면서도 “2010년의 교훈처럼 대체투자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고 경계했다. 목표 달성에 급급해 수치를 좇기 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내도록 조절이 필요하다는 소리다.

이어 “지난해 글로벌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악화로 전통투자분야에서 손실이 많이 났다”며 “벤치마크 대비 성과로 비교했을 때는 조금 더 잘 나왔지만 마이너스 수익률인 상황에서 국민 입장으로선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통자산투자에서 나온 손실을 대체투자의 비율을 높여 수익률은 높이되 분산투자 원칙은 지켜야 한다”면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리스크 관리 강화 차원에서 은 사장은 “대체투자에서 부실이 발생할 경우 해당 자산을 중도 매각하고 조기 회수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 사장보다 연봉 높은 ‘스타플레이어’ 육성

KIC의 평균임금은 9300만원으로 공공기관 중 최고 연봉이다. 2005년 KIC의 설립 당시 참여 멤버이기도 한 은성수 사장은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높은 급여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KIC 연봉은 세계적 국부펀드에 비해서 턱없이 낮다는 것이다.

은 사장은 “우수한 인재를 확충할 때 세계적 국부펀드에서 데려올 수도 있는데 현재의 KIC연봉은 주요 국부펀드의 70% 수준”이라며 “결국 나머지 30%는 애국심으로 채워야 하지만 과연 애국심으로 커버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세계적인 국부펀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KIC 직원들이 최고의 연봉을 받기를 바랐다. 단, 최고의 성과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전제다. 은 사장은 “공공기관인 만큼 기본급을 올리긴 어렵겠지만 성과에 따라서는 급여 수준이 올라갈 수 있다”며 “저성과자는 퇴출시키고 고성과자는 성과급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KIC 직원들은 냉정하게 말하면 국부를 증진하는 사람이니 만큼 잘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더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사장인 나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스타 플레이어가 1~2명 나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타 플레이어를 육성해 모두가 따라가는 모범을 보여주면 직원들의 사기가 올라 성과가 더 좋을 것”이라면서 “연봉을 더 많이 받는 직원이 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 KIC를 세계적 국부펀드로…규모의 경제 실현한다

은성수 사장은 KIC를 세계적인 국부펀드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주요 국부펀드들이 2000억달러 이상 자산을 보유해 투자정보와 협상력 확보 등 ‘규모의 경제’를 누리고 있으나 KIC의 자산규모는 이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900억달러 수준이다. 은 사장은 KIC가 규모면에서는 후발주자이지만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소견을 내놓았다.

은 사장은 “KIC가 규모가 작아 발언권이나 영향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해외에서는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신뢰가 상당히 높다”며 자부심을 표현했다. 이어 “한국이 국내적으로는 투명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국제적으로는 투명한 편”이라면서 “콜옵션, 개인의 능력, 짧은 시간 내에 발전한 점 등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고 밝혔다.

은 사장은 KIC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부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3단계 로드맵을 소개했다. 올해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단계다. 2020년까지는 경쟁력 있는 국부펀드로 도약하기 위해 자산 운용규모를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수익창출에 나서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2030년까지 세계 최고 국부펀드로의 위상을 높다는 계획이다.

그는 “금년에 내실을 다지는 낮은 자세로 힘을 기르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면 내년, 내후년부터는 좀 더 규모의 경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2030년 즈음에는 깨끗하고 능력있는 기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투자공사(KIC) 은성수 사장 프로필 〉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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