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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M 이호근 사장] “정치가 카드수수료 결정하는 것은 비정상”

원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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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10-18 22:26 최종수정 : 2015-10-19 17:01

카드사-VAN 코스트 구조부터 바꿔야
페이서비스 등장은 밴 구조조정 기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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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M 이호근 사장] “정치가 카드수수료 결정하는 것은 비정상”
“한국에서 카드결제시장이 활성화된 이유는 가맹점 수수료가 어느 정도 떨어졌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소액결제가 많아지는데다 밴 수수료에 승인·매입비용과 조달코스트, 신용비용 등을 포함하면 지금은 적정한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수수료가 더 낮아지면 결국 소비자에게 비용전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호근 CBM(Chicago Business Management) 대표는 현재 정치권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압박에 대해 이같이 우려를 표했다. 한국에서 카드사들의 마케팅, 신용관리, 프로세싱, 상품개발, M&A 등의 컨설팅을 하는 전문가로서 수수료 구조를 감안하면 정치권의 행보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카드사의 일시불상품은 아직 마이너스가 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POS단말기를 통한 전표매입 전산화와 삼성페이 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종이에 사인된 전표 매입비용이 큰 노동집약적 업종이라 수수료 절감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시장이 바뀌었는데도 카드사와 밴(VAN)사 모두 코스트를 줄이지 못한 상황”이라며 “특히 밴사는 밴 대리점들이 있다 보니 단가를 못 낮추고 있어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이를 먼저 해결한 뒤에 가능한 문제”라고 말했다.

◇ 시장 변했는데 비용구조 개선 안돼

이호근 대표는 미국 BOA(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체이스맨해튼 은행에서 마케팅과 카드서비스 업무를 거친 전문가로, 미국에서 카드사 17군데를 컨설팅하다 1998년 한국으로 건너왔다. 2000년부터 국내 카드사와 일했는데 그 후부터 변화곡선이 강한 국내 카드시장을 겪어오면 업계의 산 증인이 됐다.

카드시장이 성장기였던 2001년~2008년까지는 마케팅과 영업노하우에 관한 컨설팅을 했으며 2003년~2009년에는 프라이싱 전략, 2010년부터는 리볼빙 확장업무를 주관했다. 이 대표는 한국 카드산업에 대해서 “카드업을 지급결제산업으로 국한해 보는 곳은 한국 외에는 없는 것 같다”고 평했다. 그는 “카드는 기본적으로 신용공여 산업(remote lending)이나 카드를 결제수단으로 많이 쓰는 나라는 한국과 프랑스 정도”라고 덧붙였다.

현재 삼성페이의 등장으로 전표매입 수수료를 둘러싼 카드사와 밴사의 갈등에 대해서도 ‘당연한 수순’이라고 밝혔다. 밴의 가장 큰 역할을 가맹점 모집과 관리지만 이것으로 돈을 벌 수 없으니 승인과 매입을 통해 카드사에게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이 대표는 “POS를 거치고도 전표매입에 따른 고비용 구조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페이 등 각종 페이서비스의 등장으로 본인확인 비용도 빠지게 됐다”며 “향후 더 선진화된 페이서비스가 나오면 밴을 대체하는 서비스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직은 오프라인 결제비중이 크지만 실물카드와 전표란 의미가 없어지면 밴 업계는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온라인결제에서 PG(전자지급결제대행)사가 밴 역할도 대행기도 하는데 신세계나 쿠팡처럼 PG사를 세워 밴 시스템에서 빠져나와 카드사와 직통라인을 깔면 자연스레 밴 구조조정이 이뤄진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이같은 현상은 카드의 경계를 넘어선 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는 결국을 금융서비스를 받기 위한 하나의 매개체로, ‘플라스틱 카드’란 매개체가 얼마든지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빅데이터 정보자기결정권 보장해야

카드업계의 컨설팅 전문가로서 빅데이터에 대한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빅데이터는 현재 카드업계의 주요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으나 아직 빅데이터에 내재된 개인정보요소를 문제 삼아 활용을 제한하려는 당국의 움직임이 있다. 이호근 대표는 “빅데이터는 마케팅과 상품개발, 이종업종과의 교류에서 상당히 활성화돼 있다”며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결정에 관한 데이터 제공에도 사용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개인정보유출에 대해서 우려가 많다”며 “제일 문제는 분석된 빅데이터 자료가 제3자에게 제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표는 동의프로세스 안에서 해결책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방법은 고객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이다. ‘두낫콜(Do Not Call)’처럼 정보자기결정권을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빅데이터의 개인정보 문제는 동의프로세스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고객데이터 분석해서 마케팅 액션을 취하는 게 문제는 아니지만 제3자에게 제공하면 고객에게 공지하고 동의취소권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 체크카드 성장한계 직면

소득공제 혜택에 힘입어 사용실적이 매년 늘며 급속도로 성장하던 체크카드가 성장한계에 직면했다는 얘기도 그가 오래전부터 주장한 내용이다. 지금 카드시장은 신용카드의 증가세 둔화와 체크카드의 급성장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성장세는 지금의 거의 피크에 다다랐다고 그는 보고 있다.

이호근 대표는 “한국의 소비금액 중 63% 정도가 카드로 소비되는데 이 정도로 카드결제가 일반화된 나라는 드물다”며 “미국, 일본도 20~30%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체크카드는 원래 은행의 것으로 저원가성 수신확보와 급여계좌로 연결돼 있어 고객 붙잡기 좋은 수단”이라며 “은행계 카드사들이 체크카드에서는 그냥 운영사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은행은 체크카드를 통해 수신고객을 관리하면서 모기지, 담보, 자동차할부금융 등으로 업셀링(연계영업)하고 있다. 국내 체크카드와 해외 체크카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누가 상품비용을 부담하냐는 것인데 해외는 은행이, 국내는 카드사가 내고 있다.

이는 국내의 경우, 은행(지주)가 체크카드를 통해 시너지의 강력한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그는 분석했다. 이 대표는 “카드사에서 체크카드의 의미는 신규고객 확보차원이고 사실상 체크카드는 카드사 간 경쟁영역이 아니라 은행 간 경쟁영역에 있는 부분으로 이를 어떻게 조정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 카드대출 금리 인하 “신중해야”

요즘 카드업계는 수익성 보전에 대해 고민이 많다. 카드론 영업을 강화하고 부수업무 아이템을 찾는데 골몰하는 것도 결국 이를 위해서다. 이호근 대표 역시 카드사들의 고민을 함께 공유하며 이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인 카드대출(카드론, 현금서비스)은 항상 고금리로 날선 시선을 받아왔다. 이번에도 정치권의 금리인하 압박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금리인하에 따른 부작용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8%~26%대에 해당하는 카드대출 금리를 내리면 고객들이 이탈해 캐피탈, 저축은행, 대부업체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신용자들을 저신용자로 끌어내릴 수 있는 부작용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략 은행권의 신용대출 이자가 3.8~12%, 카드사는 8%~26%, 캐피탈이 8.9%~26%, 저축은행 25%~34%, 대부가 34% 이후라고 가정해보다. 만약 카드대출 금리를 19%까지 내린다면 20~26% 구간에 해당하는 카드사가 회피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 고객들이 갈만한 곳은 캐피탈, 저축은행, 대부업계 뿐이다.

이와 더불어 그는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선 카드사들을 향해서도 일리 있는 지적을 했다. 이 대표는 “최근 당국이 부수업무를 열어줘도 카드사들은 딱히 아이템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부수업무는 다른 업종의 사업, 즉 금융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카드사 직원이 찾으면 답이 안 나온다”고 밝혔다. 그는 “부수업무를 제대로 하려면 관련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카드사들은 비슷한 업종의 할부, 리스 쪽으로 시도하고 그것도 자동차에 집중돼 있어 안정성은 좋을지 몰라고 수익성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 CBM 이호근 사장 프로필 〉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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