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권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상호금융권의 1월 신규 가계대출이 -2000억원 빠지는 등 감소세로 돌아섰다. 비록 연초는 가계대출이 줄어들기는 하나 전년 동월에 가계대출이 1000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특히 올해 1월은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탓에 금융권 전반의 가계대출이 예년과 달리 증가했다.
상호금융권 가계대출 감소의 원인은 주택담보대출이 지목됐다. 실제로 1월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3000억원 증가했는데 정작 주택담보대출은 -1000억원 뒷걸음질 쳤다.
상호금융 중에서도 신협의 경우는 신규대출이 2000억원 늘었으나 새마을금고는 감소했다. 지난 2014년 1월 가계대출이 4000억원 증가한 반면 올해 1월에는 1000억원이 순감소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이미 작년 금리인하와 담보대출 규제강화로 예상됐던 일”이라며 “그래도 지난해에는 증가세가 둔화된 수준이라면 올해는 아예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고 말했다.
◇ 은행권으로 이탈하는 상호금융 고객들
이에 반해 은행권은 상호금융과 반대행보다. 작년 1월 신규 가계대출이 -2조6000억원으로 순감소했던 예금은행은 올해 1월 4000억원이 순증가했다. 단연 주택담보대출이 1조5000억원으로 성장세를 이끌었다. 상호금융의 대출수요가 은행권으로 옮겨 가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택담보대출에 기인한 것과는 달리 상호금융은 햇살론, 신용대출, 비주택 담보대출 등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잔액이 늘고 있다. 이미 작년 10월부터 신규 가계대출이 둔화세를 보이던 상호금융은 기타대출 위주로 커왔으며 주택담보대출은 마이너스 성장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금리인하와 은행권 대출규제(LTV, DTI)가 완화되면서 상호금융의 대출수요가 1금융으로 옮겨간 탓이다. 과거 은행권 대출규제가 강화될 때 상호금융권의 대출자산이 증가한 것과 같은 현상이다.
아울러 상호금융 LTV(담보가치인정비율) 가이드라인이 이달 중에 마련될 것으로 보여 이같은 현상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작년 8월 은행권 대출규제 완화이후 주택담보대출은 은행권으로, 상가 및 토지 등 비주택 담보대출은 상호금융으로 흘러가는 추세인데 여기에 은행수준의 LTV가 적용되는 것이다.
◇ 카드, 계좌 등 영업접점 만들기 ‘눈길’
작년만 해도 상호금융의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지만 지금은 여신영업 걱정이 앞선다.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이나 중소기업대출에 눈을 돌리고 있으나 당장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새마을금고는 카드 등을 통해 전통시장, 도·소매업, 소상공인 등 사업자와의 접점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IN체크카드’와 ‘MG라이프체크카드’ 등으로 20~40대의 젊은 고객층을 확보했다면 ‘시장愛체크카드’은 전통시장과 나들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다. 주 고객인 30~60대 전통시장과 나들가게 이용자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접점을 마련하려는 목적이 크다.
상호금융 관계자는 “여신영업을 하려면 카드나 요구불계좌가 대상고객과의 접점이 있어야 한다”며 “신협이 요구불계좌를 통한 소상공인 신용대출을, 새마을금고가 카드사업에 나서는 것도 비슷한 맥락일 것”이라고 밝혔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