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포커스] 급증하는 캐피탈 ABS…문제는 없나?

원충희

webmaster@

기사입력 : 2014-10-26 20:46 최종수정 : 2014-11-10 00:40

연계된 기초자산 부실조짐 보여 “모니터링 필요”
오토론 ABS 전년 동기比 148% 폭증
여전채 발행 어려워져 대안으로 부각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포커스] 급증하는 캐피탈 ABS…문제는 없나?
영업환경 악화기조를 타고 캐피탈사의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회사채 직접발행이 어려워진데다 기존의 자산보다 더 높은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어 자금조달수단으로 활용성이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처럼 최근 캐피탈사의 경영 불안정성이 ABS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아직 위험할 정도는 아니지만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ABS 발행총액은 17조36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여신전문금융사가 32.9%(5조7000억원)를 차지했다. 그 중 자동차할부채권 등을 기초로 캐피탈사가 찍어낸 ABS가 2조2000억원, 전년 동기대비 148.2%나 급증했다. 증가세로는 신용카드매출채권 ABS(↑35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ABS는 당장 현금화하기 힘든 자산(부동산, 매출채권, 할부·대출채권 등)을 기초로 찍어낸 유동화증권이다. 기초자산 분석과 신용보강을 통해 원래 신용도보다 더 높은 등급의 증권을 발행할 수 있으나 기초자산이 부실해지면 연계된 ABS 역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아진다.

캐피탈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BS 발행시장이 흥했는데 업계 1위 현대캐피탈을 비롯해 JB우리캐피탈, KB캐피탈 등 은행계 캐피탈사들이 유동화에 나섰다. 도이치모터스 자회사인 도이치파이낸셜도 설립 후 처음으로 ABS를 발행했다. 주로 신차할부채권 및 신차대출채권 등을 기초로 한 오토론 ABS다.

한국신용평가의 집계를 보면 2012년만 해도 7건(약 9500억원)에 그쳤던 캐피탈업계의 ABS 발행건수는 지난해 19건(약 3조8200억원)으로 늘었으며 올해도 7월말까지 18건(약 3조300억원)이 발행됐다. 이 정도면 유동화증권이 캐피탈사의 주요 자금조달수단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이는 영업환경이 저하되면서 회사채로 자금조달이 쉽지 않자 ABS가 대안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캐피탈 등 여전사들의 회사채(여전채) 발행여건이 어려웠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에도 캐피탈의 ABS 실적이 크게 증가한바 있다.

ABS가 선호되는 이유는 여전채를 통한 자금조달보다 비용이 낮아서다. 발행자보다 더 높은 신용등급으로 찍어 완판하기 쉽고 금리부담도 낮출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실제로 올해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떨어진 효성캐피탈의 경우, 회사채 발행은 300억원에 그쳤지만 ABS로 4800억원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정승재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캐피탈 등 여전사들은 수신기능이 없어 주로 회사채를 통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다”며 “이에 반해 ABS는 신용보강으로 기초자산보다 더 높은 등급을 발행할 수 있어 비용부담이 덜해 캐피탈사들이 애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힘들어진 캐피탈사 ‘자산건전성 주의’

문제는 캐피탈사들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정도로 수익률 및 자산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1년 4분기에 10.9%이던 운용수익률은 올해 2분기 들어 8.8%로 하락하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전반적으로 상승세다.

지난해 이후 금융당국의 지도로 할부계약금액의 1.5~4.5%에 달하던 할부취급수수료가 폐지되고 중개수수료 상한제와 대출금리 모범규준이 도입된 게 업계전반의 영업환경 저하로 작용했다.

이같은 업황은 ABS의 기반이 되는 캐피탈 자산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기초자산의 건전성이 나빠지면 이와 연계된 ABS도 리스크가 커진다. 주택금융의 부실이 유동화증권(MBS, CDO)으로 이어져 촉발된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실제로 나이스신용평가가 향후 시행되는 레버리지규제, 업무비중개편을 감안해 시나리오 테스트를 해본 결과, 캐피탈사의 자산 성장세가 정체되거나 감소세로 바뀌면 연체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발생기간이 짧아져 상대적으로 자산건전성에 유리한 신규 편입자산이 감소함에 따라 연체율이 높아지고 대손비용 부담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어서다.

특히 업무비중개편은 인위적으로 캐피탈사들의 가계신용대출을 감소시키고 수익성 역시 떨어뜨려 업종 내 경쟁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중소형 캐피탈사들의 자산규모 유지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이혁준 나이스신평 수석연구원은 “자동차금융 위주의 캐피탈사는 자산규모 성장세가 둔화되거나 하락세로 접어들면 연체율 상승이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자산 및 자본규모가 업계 평균이하인 중소독립형 캐피탈사도 자산규모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고 연체율 관리과정에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고 밝혔다.

◇ 부실비율 상승세지만 아직은 제한적

캐피탈업계의 수익률 하락과 경쟁심화는 부실대출을 늘리고 대손율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한신평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ABS의 주요 기초자산인 신차할부채권과 신차대출채권을 중심으로 살펴본 결과, 자산의 질적 저하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제한적인 수준이다.

눈에 띄는 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0년까지는 대손율 추세가 다소 안정적인 모습이다가 2011년 이후 다시 상승세로 반전되고 있는 것이다. 연체율 역시 증가하는데 가계 오토론(개인차주)과 내구재할부채권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처럼 극단적으로 치닫지는 않을 전망이다. 국내 유동화시장에 편입되는 캐피탈 자산은 비우량채권의 비중이 크지 않고 기초자산에 많이 반영되는 오토론채권(신차할부채권, 신차대출채권 등)도 비교적 안정적인 성향이다.

이와 더불어 오토론채권의 특성상 주담대(주택담보대출)채권보다 부실위험이 낮은 점도 크게 한몫하고 있다. 오토론은 실수요자의 사용률이 높은 반면에 주담대는 사업자금, 가계자금 활용 및 투기수요 유입이 많아서다. 신평업계 관계자는 “주담대는 금액규모가 크고 자산가치 변동과 투기자본 유입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오토론은 금액이 적고 실제 사용목적, 직업과 연계된 생계목적의 구매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편이라 디폴트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 유동화 참여기관들, 모니터링 각별히

그렇다 해서 ABS 기초자산이 되는 할부·대출채권 건전성이 단기간에 회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등 캐피탈업계를 둘러싼 환경과 가계부채, 실업률 등 거시지표 회복세가 더뎌서다.

아직은 캐피탈사의 오토론채권이 우려할 만한 수준의 연체율 및 대손율 추세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유동화 과정에서 적용하는 스트레스를 고려하면 구조적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그러나 대손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주의 깊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초자산 보유자(캐피탈)의 하자담보 및 자력담보책임, 채무자에 대한 대항요건 구비 및 계좌변경, 자산관리자의 책임 등 유동화 이후 발생하는 운영리스크는 계약서상의 통제요건 구비, 신용보강수준 산정시 관련위험 추가반영 등의 절차로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신평 관계자는 “캐피탈사의 소매금융채권 유동화는 다른 유동화 구조에 비해 기초자산 보유자와 관련된 위험을 통제하기 위한 장치들이 복잡하고 부실비율의 변동가능성 또한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며 “이에 따라 자산건전성 모니터링과 통제장치의 효과적인 운영에 있어서 유동화 참여기관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