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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시장도약, 소탐대실이 걸림돌”

최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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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09-14 20:38 최종수정 : 2014-09-15 17:27

한국거래소 김도연 파생상품시장본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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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시장도약, 소탐대실이 걸림돌”
파생시장 안정성 제고 방안 전격 시행, 질적 발전 모색

장기결제월물·주식선물 확대 등으로 국부 유출 완화

“파생시장이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평가를 내지 못해 아쉽습니다.” 김도연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상무는 국내 파생시장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파생시장이 현물시장의 고성장에 크게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파생시장에 대한 인식이 투기적 시각으로 보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김도연 상무는 이 같은 엇박자를 해소하기 위해 파생시장 안정성제고방안을 통해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 양보다 질, 투명성·안정성 강화로 해외투자수요 충족

“파생시장의 양적 발전보다 질적 발적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김도연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상무는 국내 파생시장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거래량, 거래대금 등 덩치도 중요하지만 일정부문 성장한 이 시점에서 투명성, 안정성 등 질적 발전이 선행과제라는 것이다.

김도연 상무는 최근 발표한 ‘파생상품시장 안정성 제고방안’을 파생시장의 질적 발전을 이끄는 강력한 모멘텀으로 꼽았다.

김상무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방안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실시간가격제한 제도 도입이다. 이는 접속매매 시간중, 거래소는 거래가 체결될 때마다 그 체결가격을 기준으로 실시간상·하한가(체결가격±α)를 설정하는 제도다. 그 뒤 접수되는 실시간 상한가 초과의 매수호가와 실시간하한가 미만의 매도호가 접수가 거부된다. 한순간의 주문실수로 파산위기에 놓인 한맥투자증권의 사태가 재현될 빌미를 미리 방지한 셈이다.

“10년 전부터 고민했으나 컴퓨터에 부하가 많이 걸린다는 이유로 시행을 못했어요. 하지만 신거래 시스템인 ‘엑스추어플러스(EXTURE+)’ 도입으로 체결지연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제 호가를 잘못넣는 등 주문실수로 파산에 직면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요.”

파생시장을 전문투자자 위주의 안정성높은 신시장으로 바꾸는 굵직한 제도도 도입됐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협의대량거래제도를 도입하고, 장기결제월물도 상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실제 협의대량거래가 가능한 상품을 현행 3년국채선물과 통화선물에서 코스피200선물, 코스피200옵션, 주식선물, 미니금선물까지 확대된다. 특히 거래가 많은 코스피200선물·옵션의 경우 최장 3년까지 장기결제월물의 상장을 통해 결제월 부족으로 장외에서 거래하는 수요를 장내화했다. 이 가운데 장기결제물 상장은 외국투자자의 파생시장이탈을 방지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지난 7월말 홍콩, 싱가폴 등 해외시장 마케팅에서 장기결제물 제도에 대해 상당한 호응을 보였습니다. 한국물에 대한 장기헤지수요가 많다는 것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외국인 상당수가 국내증시에 장기물 상장이 안돼 시카고, 런던 쪽으로 이탈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해외투자자들의 니즈에 맞춰 장기물을 도입한 만큼 우리나라 파생시장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오는 11월에 장기결제물상장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IR도 준비중입니다.”

◇ 주식선물시장 확대, 종목 및 편의성 제고…헤지거래 활성화

김도연 상무는 주식선물시장의 확대도 파생시장의 질적 발전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파생시장활성화 방안을 기준으로 주식선물시장은 양적, 질적으로 달라진다. 주식선물의 기초자산을 확대한 반면 엄격한 퇴출로 우량주식선물만 시장에 남겨지기 때문이다. 실제 기초자산은 주식을 발행한 기업의 시장성, 안정성 기준을 충족하는 종목 가운데 유가증권시장 상장종목숫자가 25개에서 60개 종목으로 확대된다.

주식선물 호가가격단위도 주식선물시장의 유동성과 현·선연계거래의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주식선물 호가가격단위를 현행 대비 2배로 확대하여 주식시장과 일치했다.

시장참여자 입장에서는 헤지대상이 과거보다 거의 2배 넘게 다양해지고, 이에 따라 정밀한 위험관리도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우량주에 대한 주식선물 도입 확대로 정밀한 위험관리 및 투자수단을 제공해 기존 및 신규투자자의 주식시장 참여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차익거래를 통한 주식시장의 균형가격 형성 및 시황 악화시 주가하락 완화 효과로 주식시장 활성화도 기대됩니다. 업계 입장에서 수준 높은 투자 및 위험관리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만큼 업계의 역량을 제고할 기회가 마련된 셈이죠.”

이 과정에서 시장조성자의 책임도 한층 강화된다. 시장조성을 통해 투자자가 거래할 수 있는 가격대로 유동성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해외에서는 LP들의 개념이 우리와 전혀 달라요. 미국, 유럽 등은 딜러마켓으로 딜러호가를 보고 주문을 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오너마켓에 가까워요. 가격안정성면에서 불안한 구조로 호가가 안들어오면 거래를 할 수 없습니다. 이번 신시장조성자제도는 딜러마켓과 오너마켓의 장점을 합친 제도입니다. 호가를 3틱으로 제시하고, 시장조성자가 체결해야 혜택을 부여하는 등 호가경쟁을 유도합니다. 투자자들이 많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서도 좋은 가격에 매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KDB대우증권, 신영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6개 증권사가 시장조성자로 선정됐으며, 오늘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김상무는 딜러마켓 입장을 존중하고, 이들 시장조성자와 활발한 의사소통을 통해 주식선물 종목별로 자생적 수급기반이 확보될 때까지 시장조성을 유지할 계획이다.

◇ 투자자보호로 신뢰형성, 현물시장발전차원에서 파생시장 접근해야

김도연 상무는 파생시장거래증가를 위해 줄기차게 요구하는 거래승수인하 등도 투자자와 시장이 윈윈하는 넓은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파생시장발전을 위해서도 투자자를 보호하는 쪽으로 사고전환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LW기본예탁금폐지, 코스피선물옵션 거래승수인하 등이 증권가 그냥 앉아서 돈벌겠다는 것이 아닌지 진지하게 반성해야 합니다. 개인투자자 보호를 외면하고 자기만 돈벌겠다는 주장은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시장운영의 자율성은 거래소에 대폭 이양했어요. 세칙은 금융위와 협의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자율성이 확대됐구요. 지금은 거래소와 증권사가 힘을 모아 파생시장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을 보여줘야 해요. 투자자보호에 대한 신뢰가 형성된 이후 규제완화를 단행하는 것이 순리입니다.”

한편 김도연 상무는 중국파생시장의 성장은 국내 파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파생시장의 개방은 우리시장에 부정적입니다. 플레이어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손쉽게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중국, 인도시장으로 이탈할 수 있어요. 이보다는 우리나라 파생시장의 변동성이 갑자기 낮아졌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변동성이 높으면 이길 확률도 커지는 속성상 변동성이 극히 낮아지다 보니까 은행 증권사 등이 금리+알파를 내는 투자상품을 내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다양한 상품을 제공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 파생상품 거래로 인한 국부유출을 완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울러 김도연 상무는 현물시장의 발전차원에서 파생시장을 접근해야 한다고 시각변화를 당부하기도 했다.

“겉으로는 파생시장을 없애면 투기거래가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물시장이 고성장한 것은 헤지할 수 있는 파생시장이 버팀목이 됐기 때문입니다. 즉 파생상품으로 위험을 헤지할 수 있으니까 현물시장이 더 크게 성장한 것입니다. 파생시장에 데미지를 주는 행위를 하면 결국 현물시장이 무너지는 것도 시간문제입니다. 결국 현물시장이 잘될 수 있게 파생시장이 보완적 역할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 한국거래소 김도연 파생상품시장본부 상무 프로필 〉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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