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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즌 정상은 ‘알토스’ 구단 몫”

김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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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05-18 21:13 최종수정 : 2014-05-18 21:34

기은 알토스 배구단 이정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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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즌 정상은 ‘알토스’ 구단 몫”
“빨리 잊어버려야죠. 다 잊어버렸어요.”

이정철(54) 감독은 벌써 미래를 겨냥한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GS칼텍스를 상대로 5차전까지 접전 끝에 패배한 것도 약으로 삼을 뿐이다.

“5개월간 30경기를 치른 정규리그 우승이 더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챔프전이 아쉽긴 하지만 오히려 선수들이 다음 시즌 준비하는데 원동력이 됐으면 해요.”

1990년대 인기가 높았던 여자배구는 외환위기 직격탄에 10여 개에 달하던 팀이 5개로 줄며 침체를 겪었다. 2011년 8월 기업은행 알토스 배구단 창단은 한국여자배구 22년 만의 신생구단으로 6구단 체제 짝을 맞춘 것이어서 환영받아 마땅했다. 특히 창단 2년 만인 2012-2013 정규리그와 챔프전 통합우승을 거두는 파란을 일으켰고 지난 2013-2014 정규리그를 2년 연속 제패한 ‘무서운 막내’로 떠올랐다.

국내 4대 프로스포츠(축구·야구·배구·농구)를 통틀어 창단 2년 만의 우승은 이 배구단이 처음이다. ‘기적’이라고까지 불리지만 우여곡절도 많았다. 창단 후 신인 드래프트로 10명을 우선 선발했다. 김희진(23), 박정아(21) 등 당시 고교 최강선수들이 포함됐다. “처음엔 세대차이도 크고 힘들었어요.”

“기존 팀이 막내를 받으면 고참 선수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레 프로팀 문화에 적응할 텐데 저 혼자로는 쉽지 않더라고요.”

확대 드래프트에서 이효희(34), 박경낭(30) 등 은퇴한 국가대표 출신 선수를 영입해 팀의 기둥으로 삼으려니 신생 팀에서 고참 임무가 막중했던 탓일까.

“첫 시즌 마치고 나니까 도저히 못하겠다고 찾아왔어요. ‘여자배구 22년 만에 기업은행에서 어렵게 6구단을 만들었는데 너희가 한 시즌 끝나고 그만두면 기업은행에서 배구인들을 어떻게 생각하겠냐. 배구계를 생각해서라도 견디자’고 다독였죠.”

그런 이효희 선수가 이번 시즌 MVP에 올랐다. 세터 출신 최초이자 역대 최고령 MVP다. 창단 2년 만의 우승 기적 이면에는 ‘독사’ 감독의 혹독한 훈련이 있었다. 스스로도 선수들 엄청 쪼았다는데 몸소 겪은 당사자들은 말해 무엇할까.

“어린 선수들이 ‘무섭다’고 하길래 국어사전을 찾아봤어요. 말 뜻엔 포악, 난폭 이런 단어들이 등장하더군요. 선수들에게 ‘차라리 엄하다고 말하면 안되겠니?’ 호소하기도 했죠(웃음). 구단이 은행이니까 선수들더러 ‘창구 여직원들 머리를 보라’며 머리 염색 못하게도 했고요.”

그래도 자부심이 더 크다. “다른 팀보다 하루 1시간 이상 훈련했다고 자부합니다.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따라 와 줘 고마워요.”

보람을 느낀 순간은 의외로 소박하다. “신인선수들이 고교시절 주전들이었으니 초기엔 공격이나 득점에만 흥미를 보였어요. 수비나 잔볼 처리, 토스 등 기본적인 부분에 집중 했어요. 1년 쯤 지났을 때 김희진 선수가 ‘감독님께서 왜 잔소리를 하는지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뿌듯해 고맙다고 했죠.”

선수들과 소통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팀 막내 선수들과 제 자녀들의 나이가 같아요. 부모의 심정으로 선수들을 보게 돼요. 남자친구 문제라도 좋으니 고민이 있으면 언제든 오라고 했어요.”

선수들의 훈련 및 생활환경은 언제나 이 감독의 관심사. 그의 꾸준한 건의로 현재 공사 중인 선수단 전용 체육관과 숙소는 내년 8월 입주가 목표다.

“감독으로서 구단에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집니다. 배구 기술자인 제게 전권을 맡기고 신뢰하니까요. 또한 선수들을 위한 요구에 최대한 지원해주고요. 시즌 6개월간 행장님을 비롯한 전 직원들의 관심이 팀에 큰 힘이 됩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항상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다. 좋은 성적 보다는 모범적인 배구단이 되자”고 강조한다. “어렵게 제6구단이 창단됐습니다. 우리가 끈질기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앞으로 제7구단도 생기겠죠.”

알토스 구단은 이번 챔프전이 막판 용병대결로 좁혀졌을 때 ‘결정적 한 방’이 없어 패했다. 이 감독은 미안한 마음에 선수들에게 보통 때보다 긴 휴가를 줬다. 그리고 5월 황금연휴까지 마치고 복귀한 선수들과 담금질에 돌입했던 터였다.

훈련 시작 직후인 지난 7일 부친상을 치르는 아픔은 다음 시즌을 향한 전력투구로 승화시킬 기세다.

7월 열릴 예정인 KOVO컵 대회에서 기량을 점검하고 시즌이 오면 집중력을 끌어올려 또 다른 신화에 도전한다. “재작년 통합우승, 이번 시즌 우승 후 선수들에게 우린 정상팀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거니까요. 정상에 다시 도전한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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