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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리스크 잘 막고 핵심이익 회복이 관건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3-12-26 00:15

건전성지표·NIM ‘쌍끌이 안정화’ 전망-낙관파
신중파-재무형편 악화 가계·기업 경계감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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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리스크 잘 막고 핵심이익 회복이 관건
“올해의 사자성어로 도행역시(倒行逆施)가 꼽히면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지요? 그런데 도행역시 앞 구절에 더욱 눈이 갑니다. 금융산업이 처한 앞날을 오히려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뒷구절처럼 되지 않게 활로를 잘 헤쳐 나가느냐 마느냐는 현직에 있는 분들의 몫이지만 남의 일 같지 만은 않습니다.”

교수신문이 가려 뽑은 사자성어 ‘도행역시’를 놓고 금융현업에서 물러난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전직 임원 A씨가 우려스러움을 담아 던진 말이다.

도행역시란 말은 글자 대로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말이고 이번 선정으로 널리 알려진 것처럼 사마천이 지은 사기, 그것도 오자서열전에서 나온 말이다. 오자서가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행하자 친구가 말렸고 이때 했던 말이라며 사마천이 전하는 유명한 사자성어 두 구절 가운데 뒷구절이다. 그 앞 구절이 바로 일모도원(日暮途遠)이란 사실은 주목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날은 저무는데 갈 길이 먼 나머지 도리에 어긋난 줄 알면서도 그 일을 행하는 절박한 사정을 압축시킨 말이다.

하지만 전직 임원 A씨는 일모도원의 상황으로 몰리지 않을 역량과 지혜가 우리 금융계에 있다는 믿음을 피력했다. 다만 임중도원(任重道遠), 즉 임무는 무거우며 갈 길은 먼 상황이니 능히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온건하게 이행하기로 하면서 대외 여건이 그렇고, 국내 경기도 내년엔 완만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대내외 여건 속에 은행산업의 진로는 단연코 계사년 세밑과 갑오년 새해에 걸쳐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자본시장에서 은행종목 인기가 치솟기를 원하는 애널리스트들은 낙관론을 주로 부각시키고 있는 반면 시장에서 한 발 물러서 있는 전문가들은 신중한 가운데 우려할 만한 지점들을 들춰 내기를 주저 하지 않고 있다.

낙관론에 근거나 이유가 아예 없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신중론과 불안스런 시선을 유발시키는 부문 또는 이슈 역시 결코 가볍게 일축할 일이 아니다. 따라서 여러 시선 가운데 주목할 만한 몇가지를 아울러 살피는 일이 필수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아 보이는 시점이다.

◇ 대전제, ‘은행산업 건강상태 양호하다고 볼 수 없음’

관점이 낙관적이냐 아니면 불안요인을 직시하는 노력이 함께 수반되느냐를 막론하고 은행산업 현 좌표가 그리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평가까지 반대하는 견해는 드물다. 낙관론자들은 그렇지만 최근 움직임 가운데 몇 가지와 내년 이후 긍정적으로 작용할 요소에 더 많이 주목한다. 반면에 신중론자들은 ‘극복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이지만 그렇다고 간과해서는 안될 몇 몇 포인트에 관심이 높다는 데서 차이가 난다.

이런 가운데 그 어느 쪽이라도 주목할 만한 분석으로 한국은행이 지난 10월 말 국회에 제출했던 금융안정보고서 한 토막을 꼽을 만 하다. 특수은행을 뺀 일반은행, 즉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수익성을 살핀 보고서는 2009년을 뺀 모든 해마다 하반기 순이익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을 알려 준다. 2009년조차 상반기는 그 전 해 발발한 글로벌금융위기 풍랑에 휩쓸렸다는 특수성이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추정하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다.

특히 2011년 상반기에만 7조원 이상 순익을 냈다가 하반기엔 고작 1조 2000억원의 순익에 그쳤다. 이렇게 된 원인은 당국이 지도하는 수준에 건전성 지표를 맞추는 일이 하반기에 반복된 탓이 크다. 순익 성적표를 상반기에 미리 고백하지 못하고 좋은 숫자로 냈다가 하반기 부실 정리규모를 늘리고 충당금을 대거 쌓는 일이 반복되면서 반기 순익지표가 오히려 무용지물이 되곤 했던 셈이다. 나아가 연간 기준 총자산이익률(ROA)와 진정한 이익창출력을 재는 구조적 이익률은 반짝 순익 잔치를 벌인 2011년을 빼면 그다지 자랑할 게 없고 올 들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이같은 궤적을 놓고 앞으로 흐름이 어떨 것인지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견해는 낙관적이고 다른 전문가들 중 걱정을 사고 있는 요인들은 그것들 대로 가볍게 보기 어려운 지점들이 있다.

◇ “2014 핵심이익 회복 시작~가치정상화 가능”

KDB대우증권 구용욱 애널리스트는 “순이자마진 하락이 제한되고 일회성 비이자 손실이 줄면서 핵심이익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경기가 올해보다 회복되면 적정한 수준의 대출 증가가 가능하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한 동안 은행권 경영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판관비용율에 대해서도 “총영업이익이 판매관리비보다 빠르게 늘어나며 판관비용률이 개선돼 비용효율성이 제고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중순 한국은행이 금융시장동향을 내놓은 뒤 애널리스트들의 낙관적 시각은 더욱 확충되는 양상을 보였다. 미래에셋증권 강혜승 애널리스트는 11월 중소기업대출 전월비 성장률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점과 핵심예금이 4개월 연속 늘어난 사실을 높이 샀다.

“대출자산은 완만한 경기회복세,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및 육성 정책, 내수 부양책 등에 힘입어 성장률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전망”임을 앞세워 새해 핵심이익 회복이 시작될 것이고 순이자마진(NIM)은 올 4분기 수준에서 안정화 되거나 조달금리 하락 효과로 인해 소폭 상승할 것으로 봤다. 물론 NIM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에 대한 검증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키움증권 서영수 애널리스트는 “국내 경기 실질적 회복 없이 외생적요인으로(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시장금리가 상승한다면 한계 대기업 및 가계부실화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정부가 가계 및 기업 이자부담을 낮추기 위해 적극적 시장 개입으로 대출금리를 낮출 것”이란 예상과 더불어 환율 등락에 따른 수출기업 경쟁력 악화를 방관하지 않고 기준금리 인하, 유동성 확대, 경기 부양 등의 대응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 가계부채 부담·한계기업 리스크 헤쳐 낼 가능성

금융연구원은 최근 공동주최했던 한 학술행사에서 국내 경제 이슈 가운데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한 이해관계자의 지속적인 노력과 다각도의 정책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일 금융위원회 기자단 세미나에서도 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득 중신용 가구와 저소득 부채가구의 채무부담 능력 약화 가능성을 지목했다. “2014년 중 경제성장이 지속되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할 여건이 조성될 수 있”지만 인상시기를 제때 포착하기 어려운 여건변화를 직시해야 한다고 환기시키는 권고도 내놨다.

선진국 경기가 완만한 회복에 그치고 신흥국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국내 경제가 고령화 등에 따라 잠재성장률이 낮아짐에 따라 과거와 같은 빠른 성장세를 달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칫 경기고점에 이른 뒤 금리를 올리거나 경기고점을 통과한 뒤 정책 전환 시기를 최적화하기는 어려워졌다고 봤다. 금리 정책 결정의 어려움은 곧 가계부채의 비용 문제와 직결된다. 금융 비용이 줄거나 소득이 올라가지 않는 다음에야 가계부채 위험 해소가 어렵다는 사정에 비춰 볼 때 듣는 이로 하여금 쉬이 낙관론을 펴기 어렵다는 논지로 이어 가게 만들 여지가 크다.

기업 리스크는 불확실성이 좀체 걷히지 않는 가운데 대한민국 경제를 상징하고 있는 대표적 글로벌 대기업의 실적부진까지 겹치고 있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이슈로 다가오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우량등급 비중이 높아 위험 발생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일부대기업 부실 발생 우려가 커지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을 자세히 살폈다.

국내은행 대기업대출 연체율이 2009년을 바닥으로 찍은 뒤 지난해 이후 치솟았던 점 대기업대출 가운데 요주의 여신 규모와 비율이 2010년 이후 꾸준히 치솟고 있는 점 등을 불안요인으로 꼽은 것이다.

이런 사정은 한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다각도로 살핀 한계 대기업 리스크에서도 중복 또는 복합적으로 검증된 바 있다. 대표적인 것 가운데 하나가 부채가 너무 많은(부채비율 200% 이상) 대기업의 단기차입금 비중별 분포도에서 잘 드러난다.

지난 6월 말 현재 부채비율이 200% 넘는 대기업 가운데 단기차입금 비중이 80%를 웃돌고 100% 가까이 이르는 기업들이 전체의 38%를 차지하고 있으며 단기차입금 비중이 50~80%에 이르는 기업도 전체의 27%로 나타나는 등 위험이 고조되고 있음을 살핀 바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업황이 곤두박질 쳤던 위험 업종 대기업에 이어 저성장이 지속되는 바람에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일부 대기업 유동성 위험은 항시 잠재했다고 지적받아 왔던 터였다. 신중론을 펴는 학계 전문가들 중에는 이자보상비율이 나빠지고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선제적 선별 지원 등의 스케일 큰 본격 대응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때마침 미국 유동성 정책 전환에 따른 자본유출입 우려까지 겹치면서 빚이 너무 많거나 재무여건이 좋지 않은 기업들에 대한 단기자금 차입비용이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새해 경기지표의 완만한 회복만으로 은행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워 하는 금융계 인사들도 적지 않다.

◇ 산업별 계열별 맞춤형 리스크관리/해외 진출 확대/인력 육성 박차

그래도 주요 금융그룹 새해 경영전략에서 희망의 단초를 일부 발견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역량을 모으겠다는 핵심책략은 이제 산업별, 계열별, 상품별 집중관리 또는 맞춤형 관리 본격화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아울러 수익기반 확충 노력이 사업부문의 확장 뿐 아니라 핵심강점의 심화 그리고 해외진출을 통한 새로운 성장엔진 발굴 등 전방위적이다.

특히 일부 그룹이 전면 부각하는 것이긴 해도 미래 인력 양성, 고령화 고객 특화 공략, 기술발전에 따라 급부상하는 혁신채널 확충 등 다방면에 걸친 혁신 노력이 강화될 전망이어서 비관적 판단을 유보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주요 금융그룹과 각 금융회사들이 얼마나 스스로 내세운 책략을 잘 수행하고 과제 달성에 전시전력을 다할 것인지 기대를 모은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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