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전문]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 신제윤 위원장 모두발언

이나영

webmaster@

기사입력 : 2013-05-24 11:48 최종수정 : 2013-05-24 22:10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금융위원회 위원장 모두말씀

2013. 5. 24

금 융 위 원 회



◇인사말씀

반갑습니다. 금융위원회 위원장 신제윤입니다. 바쁘신 일과 중에도금일 간담회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취임 이후에 이런 자리를 빨리 만들어서 회장님들의 고견을 많이 들었어야 하는데, 두 달이 지난 지금에서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두 달은 참 정신없이 흘러갔습니다. 이 기간동안 저는 누적되어 온 우리경제와 금융의 숙제를 해결하는 것에 가장 우선 순위를 두고 업무를 추진해 왔습니다.

그 결과, 연대보증 폐지에서부터, 국민행복기금, 성장사다리 펀드 출범, 하우스푸어 지원 등에 이르기까지 가시적인 결과물이 하나하나 도출되고 있습니다.

또한, 금융부문에서 더는 미룰 수 없었던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금융감독체계 개편, 정책금융기관 역할 재정립, 우리금융 민영화 등

4대 현안에 대해서도 다음 달부터 차례로 결과물이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현안 해결을 우선시하다 보니 일각에서는 “이번 정부는 금융산업에 대한 청사진이 없다”거나 심지어 “금융을 홀대한다”는 평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 결코 동의하지 않습니다. 또한, 앞으로 정책과 행동을 통해 이러한 “금융홀대론”이 기우(杞憂)였으며, 변화된 경제사회 여건 속에서 “금융 홀대”가 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 30여년간 공직에 있으면서 저는 야심차게 제시된 수많은 “장밋빛 비전”들이 기존의 해묵은 현안 과제에 발목이 잡혀 허망하게 사라진 경우를 여러 차례 보았습니다.

그래서 취임이후 먼저 당면한 주요 현안을 해결하려고 했고 그동안 전문가로 구성된 TF 논의 등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합리적으로 담아내도록 노력했습니다. 이제 주요 현안에 대해 조금씩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만큼, 이제는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정립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동안 내부적인 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이제 자체 검토한 내용들을 각계 전문가 및 시장참여자 분들과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가다듬어서 하반기에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금융비전을 제시하겠습니다. 오늘은 그 첫 자리로, 새로운 금융비전 수립에 있어 중요한 화두를 여러분들께 설명드리고 고견을 얻고자 합니다.

◇진단과 반성

지난 60년간 우리 금융산업은 실물경제에 필요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우리 실물경제의 눈부신 발전을 충실히 지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금융의 독자적인 존재 의미가 희미해지고, 때에 따라서는 희생을 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우리 금융업계 스스로도 실물경제 지원 역할에 안주하고 만족해 온 것이 아닌가 자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경제에서 금융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비중은 1990년대 중반에 6%대에 진입하고, 2005년에 6.9%에 도달한 이후 정체(‘08년 7.1%(최대), ‘11년 7.0%)되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90년대 중반이후) 동안 우리와 비슷한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는 호주는 6.8%에서 10.2%로 금융업 부가가치 비중이 늘어났습니다.

결국, 우리 금융산업은 독자적인 산업으로서 경제 전체의 부(富)를 창출하고 확대하는 데에는 상대적으로 미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비단 우리 경제의 파이를 키우는 데에 있어 금융산업의 기여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동안 금융회사들의 자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온 것을 감안하면, 금융업 자체적인 수익성과 성장 동력이 조금씩 저하되고 있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경제 성장 둔화 및 저금리에 따라, 그동안 우리 금융사들이 치중했던 간접금융과 단순중개업이 Red-Ocean화 됨에 따른 것으로 우리 금융업의 전략과 비전 재수립이 시급함을 보여줍니다. 이것은 시대적 과제이기도 합니다.

새롭게 출범한 박근혜 정부의 핵심철학은“창조경제”와 “일자리 창출?중산층 복원”입니다. 지금 우리 금융산업에게 주어진 역할은 창조금융을 통해 창조경제 구현을 뒷받침하는 것과 더불어, 명실상부한 高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으로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국민소득 증대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금융산업의 새로운 비전도 이러한 방향으로 정립되어야 합니다.

◇금융산업의 새로운 비전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 금융산업 발전비전의 화두로“우리 경제에서 금융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비중을 향후 10년간 10% 수준으로 확대“(10?10 VALUE-UP)하는 것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는 단순히 수치상의 목표를 제시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동안 금융산업이나 시장 규모 등 양적확대를 도모했던 금융비전과 정책의 패러다임을 고용과 수익성 등 “실제로 창출되는 부(富)”를 기준으로 전환하여 우리 금융의 질적 내실화를 지향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때 금융산업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글로벌 IB의 몰락과 각종 구조화 금융?파생상품 시장이 일으킨 심각한 문제점과 폐해를 경험한 상황에서, 금융산업의 부가가치를 경제의 10% 수준까지 높이는 것이 과연 달성 가능한지, 또한 그 방향이 바람직한지 의문을 제기하실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결코 쉬운 목표는 아니며, 현재 상황만 놓고 본다면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금융산업을 둘러싼 여건을

현재에서 미래, 국내에서 글로벌로 시야를 넓혀 본다면 꼭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며, 충분히 바람직한 방향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우리 경제는 지금 ‘성장에서 성숙’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습니다. 먼 미래의 일이었던 ‘100세 시대’도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경제와 사회 전반의 위협요인이지만,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금융부문의 새로운 기회일 수 있습니다.

연금 등과 같이 장기 중수익을 추구하는 금융자산의 규모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이는 과거 고금리 고성장 시대에 발달된 금융기법이나 금융상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금융수요와 시장을 창출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구체화 될 새로운 금융비전에는 사적연금과 부동산 금융시장의 체계적 관리와 육성, 생애자산관리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금융자문업과 장기, 저위험, 중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대체투자상품(AI) 활성화 등을 비롯하여 변화된 여건 속에서 금융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동력원이 포함될 것입니다.

둘째, 대외적으로 우리나라 금융은 문화와 융합된“금융한류”를 확산시킴으로써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지금 세계의 성장 엔진은 아시아 신흥국이며, 이들은 우리와 역사 문화권이 비슷한 국가들로, 우리와 유사한 성장 경로를 밟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이미 이들 국가에는 우리의 고속 성장과정에서 축적되고 검증된 효율적인 금융시장 인프라가 수출되어 금융한류의 기반을 닦고 있습니다.

여기에 그 동안 경제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면서 탄탄한 기본기와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우리 금융회사들과 세계 최고의 창의력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우리 젊은 인재들이 진출하여 그 나라의 금융시장을 주도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저는 우리가 과거와 같이 “미국식 IB”나 “글로벌 금융 중심시장” 같은 장기적이고 대폭적인 변화를 지향하지 않더라도 글로벌 금융시장을 둘러싼 금융선진국들과의 경쟁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는 우리 연기금 등도 이렇게 문화권과 인프라를 공유하고 있는 신흥국에 투자하여, 국내 시장에서는 충분히 충족시킬 수 없는 수익성과 부가가치를 보완?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금융회사들이 제공하는 역할과 기능을 확대함으로써 보다 직접적으로 우리 경제의 파이를 키우고 새로운 부(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제가 화두로 제시한 부가가치 제고는 과거와 같이 부채규모를 확대하는 간접금융, 양적팽창 위주의 “부채 자본주의”를 답습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직접금융시장에서도 단순히 자금을 중개하거나 투자하여 그에 따른 2차적인 수익을 향유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성숙단계에 접어든 우리경제에서 금융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사업의 성장 단계에 맞는 경영, 전략, 마케팅,M&A 등의 서비스를 융합 제공하고 기업의 부(富)를 적극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능이 발달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Private Equity나 벤처 캐피탈, PF 금융 등의 기능은 금융업에서 “플러스 알파”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더욱 활성화되고 건전하게 육성될 필요가 있습니다.

◇당부의 말씀

상견례의 목적도 겸하여 처음으로 마련된 자리에서 너무 딱딱하고 심각한 이야기만 했는데, 이제 감사의 말씀과 당부의 말씀을 동시에 드리며 마무리하겠습니다.

처음에 언급한 국민행복기금과 벤처 창업 활성화 대책, 또한 오늘 발표되는 하우스푸어 지원방안 등 지난 두 달간 숨가쁘게 추진된 현안해결 과정에서 보여준 금융인 여러분들의 따뜻한 지지와 적극적인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앞으로 진행될 금융 비전 논의에 대해서도 관심과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금융의 신뢰 제고를 위한 전 금융권의 끊임없는 노력을 당부드립니다. 제가 느끼기에 ‘금융소비자 보호’ 문제가 매우 빠르게 우리 금융산업의 중요한 핵심가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금융소비자의 확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금융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여기 계신 지주회장들께서 책임감과 의지를 가지고 노력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