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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일확천금이란 없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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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05-24 09:21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고 일을 즐겨라-박정부 다이소아성산업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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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일확천금이란 없다
비지떡은 두부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에 밀가루를 넣어 빈대떡처럼 만든 것이다. 값은 싸지만 맛이 없고 영양가도 별로 없었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은 그래서 나왔다. 가격과 품질은 정비례한다는 의미로 일종의 선입견처럼 굳어졌다. 균일가 생활용품 유통체인업체인 다이소아성산업의 박정부 회장은 이런 오랜 선입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를 맞아 국내경기가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던 당시 돌풍을 일으켰던 사업아이템이 있었다. 바로 저가 물건을 1000원이라는 균일가로 판매하는 이른바 '천원숍'이었다. 저렴한 가격이 불황으로 지갑이 가벼워진 당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었다. 그리고 이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수많은 천원숍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도 더 지난 지금, 이 아이템으로 시장안착에 성공한 사업체는 거의 없다.


1000원의 약속은 곧 나의 철학

다이소아성산업(이하 다이소)은 2011년 12월 중순 현재 720개에 달하는 전국 점포를 가진 국내 최대 균일가 생활용품 유통체인업체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등장했던 수많은 경쟁업체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는 와중에도 다이소가 10여년 넘게 매장을 늘려가며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은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박정부 회장의 사업철학 덕분이었다.

2000~3000원, 5000원짜리도 일부 없지는 않지만,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상품은 1000원을 기본으로 한다. 다이소의 전략은 고품질·다품종의 상품을 저가로 판매하는 것이다. 원가가 비싸 도저히 약속된 가격에 못 맞추더라도 제품 개발에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덕분에 수익성은 0~3%에 불과하다. 때로는 역마진도 감수해야 한다.

"10여 년 전 1000원에 팔았던 상품 대부분은 지금도 같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 인건비 상승에 따른 어려움은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제 신념은 돈이 아닌 고객을 쫓는 것입니다."

박 회장에게 있어 '1000원의 약속'은 곧 오늘날 다이소가 존재할 수 있게 해준 일관된 사업철학이다. 좋은 품질의 상품을 값싸게 공급하겠다는 고객과의 약속을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지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철두철미함을 무기로 일본서 승승장구

좋은 물건을 싸게 공급하겠다는 박 회장의 철학은 과거 그가 주로 일본을 오가며 무역사업을 했던 경험이 큰 밑바탕이 됐다.

공학도 출신으로 전구 제조업체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했던 박 회장이 일본을 대상으로 무역사업을 하겠다고 결심한 시기는 그의 나이 45세가 되던 1988년이었다. 비록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더 늦기 전에 답답한 직장생활에서 벗어나 창업을 통해 더 넓은 세상에서 뜻을 펼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일본은 예나 지금이나 비즈니스하기에 무척이나 까다롭기로 유명한 국가이다. 생산라인에 피치 못할 문제가 생겨 납기를 못 맞추기라도 하면 벌금을 내야 했고, 약속시간에 조금만 늦으면 일방적으로 상담을 연기시키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특히 제품 품질에 관해서는 아무리 오랜 우호관계를 맺은 사이라도 시쳇말로 '까칠'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그렇다고 박 회장이 까다로운 일본 기업의 입맛에 수동적으로 따르기만 한 것도 아니었다. 박 회장 역시 일본 기업 못지않게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과정을 꼼꼼히 챙기며 그들의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키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박 회장의 무역회사가 일본의 대표적 메이저 유통업체인 다이소(大創)산업의 최대 납품처로 떠오를 만큼 인정을 받으며 착실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이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다이소산업의 주력사업인 '100엔숍'의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다.



싸고 좋은 물건 있으면 어디든 간다

하지만 100엔숍을 국내에 도입하기는 쉽지 않았다. 좋은 물건을 싸게 판매한다는 아이템은 분명 매력적이었지만, 싼 물건(의 품질)에 대한 선입견이 존재하는 국내 사정을 감안하면 어쩌면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었다.

1992년 현 다이소의 전신인 아성산업을 설립한 후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1997년에야 비로소 1호점(천호점)을 개설해야 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때는 합작 파트너인 일본 다이소산업 측도 시기상조라며 매장 오픈을 반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자신의 구상대로 밀어붙였고, 결과적으로 IMF 외환위기라는 상황과 맞물려 커다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이같은 성공 뒤에는 앞서도 언급한 박 회장의 철학이 뒷받침돼 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박 회장만의 독특한 운영전략과 노력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공요인이다. 그는 아무리 작은 상품이라도 최선을 다해 시장을 연구하는 것은 물론, 개발에서 포장, 거래처 창고 입고, 매장에서의 소비자 반응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철두철미하게 관리했다.

특히 박 회장은 좋은 물건을 고르고 제작하기 위해서라면 국내는 물론 해외 곳곳을 직접 찾아가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과정들을 거쳤기에 그는 자신의 손을 거친 수만 가지 상품이 가진 히스토리를 대부분 다 기억한다고.



"고객을 쫓으면 고객이 답을 준다"

1997년 1호점 개설 이후 지금까지 다이소는 끝없는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초기 주방용품, 욕실욕품, 사무용품으로 시작된 상품구성은 이제 인테리어제품, 화장품, 식품(빵) 등 2만여 가지에 이를 만큼 다양화됐다. 이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서는 소형 단일매장 위주에서 벗어나 서울 종로점과 같이 500~660㎡의 면적을 가진 대형점을 주요 상권에 잇따라 개설해 고객의 접근성 향상도 꾀하고 있다.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바로 1000원이라는 가격뿐.

"과거 저희 회사 외에도 수많은 경쟁업체들이 난립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려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가격이 싸다고 구매해주는 시기는 지났습니다."

박 회장은 창업을 꿈꾸는 예비창업자들에게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어떤 일을 하든 남의 말을 듣고 그것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자신이 직접 발로 뛰어 경험을 통해 체험하라는 것이다. 하다못해 (하고자 하는 사업분야에서)잘 나가는 사업장이 있다면, 왜 그런지 직접 가서 보려는 노력이라도 해보란다.

"무엇을 할 것인지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일을 즐기세요. 세상에 일확천금이란 없습니다. 돈이 아닌 고객을 쫓으면 바로 고객이 답을 줄 것입니다."



관리자 기자 adm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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