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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와 공감능력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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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11-04 22:46

조관일 창의경영연구소 대표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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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四字成語)란 잘 아시는 대로 네 개의 한자로 이뤄진 말입니다. 그런데 종종 이 사자성어로 그 시대를 풍자하거나 또는 희망을 표현하며, 자신의 생각을 압축해 드러내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교수신문’이 매년 발표하는 사자성어는 뉴스의 초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년(2011년)을 정리하면서는 ‘자기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뜻의 ‘엄이도종(掩耳盜鐘)’을 발표했습니다.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는 정부 때문에 혼란스런 한해였다고 그렇게 풍자한 것입니다. 그리고 올해 2012년 벽두에는 새해의 희망을 담아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했는데 그것은 ‘파사현정(破邪顯正)’입니다. ‘파사현정’은 원래 불교에서 나온 용어로 ‘그릇된 도리를 타파하고 바른 도리를 드높이 발현한다’는 의미입니다. ‘파사현정’에는 거짓과 탐욕, 불의와 부정이 판치는 세상을 바로잡겠다는 강한 실천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데, 연말이 다가오면서 또 어떤 사자성어를 발표할지 궁금해집니다.

◇ 역지사지는 능력이다

웬 뜬금없이 사자성어를 말하냐고요? 며칠 전 출장을 가다가 열차 안에서 읽은 신문이 생각나서입니다. 신문을 보니 이런 내용이 보도돼 있었습니다. 즉 ‘GWP코리아’가 주관하여 ‘2012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기업’을 뽑았는데 그 최고상인 ‘글로벌 GPTW대상’에 KT가 선정됐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상을 받게 된 소감을 KT사장님이 말하면서 사자성어를 인용했습니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이 바로 그것입니다. 즉 ‘귀 기울여 경청함으로써 사람의 마음을 얻는 자세로 구성원들과의 신뢰를 쌓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以聽得心’은 소통을 말하는 사자성어입니다.

이청득심? 참 좋은 말인 것 같습니다. 저는 그 사자성어를 입속에서 계속 곱씹어보다가 정말 우리 직장인들이 가장 마음속에 담아둬야 할 사자성어가 무엇인지 찾아봤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떠오르는 단어가 다르겠지만 저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꼽고 싶습니다.

‘역지사지’라면 너무 흔하게 듣는 말이라 진부하고 싱겁게 느껴질지 모릅니다. 생경한 단어를 제시해야 유식해보이고 무게감이 느껴질지 모르지만 ‘용어’란 원래 가장 많이 쓰이는 것에 일종의 ‘진리성’이 있습니다. 금은보화는 희소성이 가치의 척도이지만 말이란 많이 쓰이는 것일수록 가치가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도 ‘역지사지’만큼 두루 활용될 좋은 용어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역지사지’는 말 그대로 처지를 바꿔서 생각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 사자성어는《맹자(孟子)》 〈이루(離婁)〉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하는데, 언제나 남을 먼저 생각했던 중국의 전설적인 성인인 하우(夏禹)와 후직(后稷), 그리고 공자의 제자 안회(顔回)의 생활 방식을 맹자가 칭찬하며 사람들에게 본받도록 한데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역지사지’는 단순한 사자성어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세상살이의 원리를 관통하는 진리성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입장과 처지를 바꿔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능력’이 된다는 점입니다. 이름하여 ‘역지사지 능력’이요 전문적인 용어로 말을 바꾸면 ‘공감능력’입니다. 일찍이, 앨빈 토플러 이후 최고의 미래학자로 평가받은 다니엘 핑크는 그의 역저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미래인재의 6가지 조건 중 하나로 ‘공감능력’을 꼽았습니다. 즉 역지사지 능력이 인재의 조건이라는 말입니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가 됩니다. “공감이란 자신을 다른 사람의 처지에 놓고 생각하며 그 사람의 느낌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 그 사람의 눈으로 보고, 그 사람의 감정을 느끼는 능력이다.

하지만 공감은 다른 사람을 위로하는 연민과는 다르다. 공감은 내가 다른 사람이 됐을 때 어떤 감정을 느낄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는 대담한 상상이며 일종의 가상현실로서,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그 사람의 마음을 타고 오르는 아찔한 행위다.” 그의 말입니다.

◇ 문제해결의 열쇠, 역지사지

공감능력 - 역지사지 능력을 인재의 조건으로 꼽은 다니엘 핑크의 탁견에 저는 박수를 보냅니다.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어쩌면 이것이 우리들의 직장은 물론이고 사회전반에 걸친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요 능력일 수 있습니다.

요즘 가장 크게 부각되고 있는 정부와 국민간의 ‘소통부재’만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국민의 입장에서 처지를 바꿔 공감하며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다면 소통의 문제는 확실하게 풀릴 것입니다. 동료나 상사, 부하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의 시각과 생각을 고집하는 것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하고 처신한다면 인간관계나 리더십, 팔로십의 모든 문제는 쉽게 풀릴 수 있습니다.

특히 고객과의 문제는 역지사지, 공감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돼야 합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객의 간절한 염원이 무엇인지 고객의 입장과 처지를 공감하며 역지사지한다면 고객으로부터 크게 환영받을 좋은 제도와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제 서서히 한 해가 마무리되고 또 새로운 한해를 준비하면서 우리들 마음속에 ‘역지사지’의 사자성어를 확실히 각인시킬 것을 권고합니다. 그것이 문제해결의 열쇠입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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