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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규제, 득보다 실?

최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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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1-12-04 17:52

장내옵션, ETW, FX마진 진입장벽 상향
헤지수단부재, 시장위축 등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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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거래량 1, 2위를 다투는 국내파생시장이 벼랑 끝에 몰렸다. 개인투자자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쪽으로 규제가 강화되며, 거래량급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기관, 개인들이 주축인 파생시장에서 잇딴 규제로 개인투자자가 급감할 경우 시장의 균형이 깨어질 우려하고 있다.

◇ 갈수록 규제강화, 거래승수·현금예탁비율 상향조정

파생시장이 사면초가 처지에 놓였다. ELW불공정거래혐의 등 잇딴 악재들이 터지면서 규제수위가 점점 강화되서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쪽에 초점을 맞추면서 세계거래량 1, 2위를 다투는 국내파생시장이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금융당국은 파생상품시장 개선안을 내놓으며 규제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레버리지 축소가 주요 내용인 장내옵션, ELW, FX마진 건전화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선안은 거래승수, 현금예탁비율을 높여 레버리지를 낮추는 게 핵심이다. 먼저 장내옵션시장의 경우 KOSPI200옵션 1계약 거래승수를 상향조정했다. 현재 지수선물의 1계약 금액은 주가지수×50만원(거래승수)이나, KOSPI200옵션의 1계약 금액은 프리미엄×10만(거래승수)로 레버리지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옵션의 거래승수를 선물과 똑같이 50만원으로 상향하며 레버리지를 축소했다. 증거금이 5배로 늘어나 소액투자자의 시장참가를 사실상 제한한 셈이다.

개인투자자의 현금예탁비율도 상향조정됐다. 현행 선물거래할 때 사전위탁증거금의 3분의 1 이상을 현금으로 예탁할 의무가 있는데, 이 비율을 2분의 1로 높였다. 증권사입장에서 결제안정성이 강화된 반면 투자자는 대용증권매수같은 투자기회가 줄어든 것이다. ELW의 경우 LP유동성 공급에 초점을 맞췄다. LP는 시장스프레드비율이 신고비율(통상 20%)을 초과할 경우에만 호가제출의무가 발생한다. 하지만 LP들이 호가제출의무 이상으로 호가를 상시 제출하면서 시장가격을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따라 시장스프레드가 일정비율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LP가 유동성공급호가를 제출하도록 제한했다.

단 LP호가 부재로 시세조종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LP의 양방향 호가가 없는 경우에 한해 최우선매도호가 미만의 매도호가 제시는 허용된다. ELW의 상장심사기준은 개별 증권사의 발행횟수를 월 1회 이내로 제한하는 등 강화되는데, LP평가 성적 등이 낮은 증권사에 대해 상장종목수가 제한하는 패널티를 부여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최근 환율의 변동성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FX마진도 타깃이다. 개선안의 핵심은 증거금인상. 개시증거금은 거래금액의 5%(5000달러), 유지증거금(마진콜 기준)은 3% 수준이나 이를 10% 수준으로 올려 레버리지를 10배 이내로 축소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 진웅섭 자본시장국장은 “파생상품에 대한 경제적 기능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객관적 룰의 설정에 역점을 두되, 거래소와 협회의 기능 역할 증대를 통해서 시장의 자율적 규율을 확립한다는 측면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 높은 진입장벽으로 개인 헤지수단 감소, 시장위축시 외국인이탈도 우려

문제는 파생시장의 잇딴 규제가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개선안의 핵심인 장내옵션의 거래승수 확대가 대표적이다. 현재 보통 옵션매매는 ITM(내가격) 중심으로 +- 2~4틱에서 거래가 많다. 선물보다 거래승수가 5배 낮아 위험회피차원에서 한 주문에 올인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대별로 주문을 분산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거래승수상승에 따라 주문건수가 대폭 줄어든다. 신규자금을 투입해 주문건수를 늘리지 않으면 가격대별로 나눠 주문을 낼 수 없다는 얘기다. 파생상품 전문가는 “자금이 부족해 주문건수를 늘리지 못하면 특정가격대에 주문을 집중할 수 밖에 없고, 이는 ‘모아니면 도’식의 OTM(외가격)에 더 몰릴 수 밖에 없다”며 “더 복권화되면서 투기성이 강화되는 역효과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갈수록 높아지는 진입장벽으로 헤지수단도 마땅치않은 것도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ELW, 주식선물에 이어 장내옵션의 거래승수 상향으로 소액투자자들의 헤지수단은 거의 사라졌다”며 “마땅한 헤지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기관, 외국인과 동등한 경쟁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잇딴 규제로 시장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우증권 AI팀 심상범 팀장은 “우리나라는 규제를 강화한 반면 최대 경쟁자인 중국 CSI300 지수 선물시장은 규제를 풀고 있다”며 “규제영향으로 거래가 위축될 경우 유동성을 중시하는 외국인의 이탈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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