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캐피탈은 일부 업무를 같이 하고 있어 전산망도 연계됐을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들의 추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 고객 중 상당수가 현대카드를 소지하고 있고 양측의 서비스가 연계돼 있는 점도 의혹의 배경으로 지적됐다.
현재 현대카드 고객은 900만 명으로 이들의 개인정보까지 노출됐다면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 해킹 사태 이후 현대카드 고객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해킹 사태 이후 첫 영업일인 지난 11일 오프라인 지점인 `현대카드·캐피탈 파이낸스샵`에도 고객 정보 유출을 염려한 고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날 현대카드·캐피탈 파이낸스샵 서울 양재점을 찾은 40대 김모(男)씨는 "현대카드는 문제가 없는지 염려 차원에서 방문했다"며 "현대카드와 캐피탈은 전산망이 달라 문제 없다는 안내를 받고 돌아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 선릉점을 찾은 30대 여성은 "현대캐피탈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는 뉴스를 보고 걱정됐다"며 "이미 현대캐피탈을 이용하는 사람은 대출금을 갚는 중이라 옮길 수도 없고 또 번거로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현대카드의 고객 정보가 해커의 공격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캐피탈은 영업, 인사 등 일부 업무를 같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산망이 정말로 분리됐는 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파이낸스샵의 경우 한 명의 지점장이 카드, 캐피탈 업무를 총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처럼 업무를 총괄하기 위해서는 전산망이 함께 있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캐피탈 관계자는 "공통 조직은 대외비"라며 "파이낸스샵 지점장은 한 명이지만 고객 데이터베이스는 공유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드와 캐피탈 전산 서버는 경기도 소재로 물리적으로 비슷한 위치에 있지만 서버 위치 자체도 보안상으로 알려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서버에 남겨진 로그기록을 통해 정보가 유출되긴 했지만 데이터베이스가 뚫린 것은 아니다"며 "따라서 현대카드 고객은 안전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해킹 사태가 일어나기 전부터 서버 분리 문제가 이슈가 돼 이번 특별검사팀에서 점검하고 있다"며 "해킹 사고가 발생했으니 확실히 점검해 피해 사례가 없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리자 기자 adm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