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연말에는 자금 유입을 위해 특판상품 출시로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을 맞추기에 나섰던 반면 올해에는 자금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5%대의 금리를 내세우며 특판상품을 등장시켜 개인자금을 흡수했던 것과 달리 올해에는 특판예금 출시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연말되면 자금조달 측면에서 은행들이 기준금리 보다 높인 특판상품들을 출시했지만 올해에는 유동성이 풍부한만큼 출시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도 “수신기반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업은행도 정부가 규정한 예대율 100% 낮추기에도 문제없을 만큼 충분하다”며 “특판상품 대신 영업점 전결금리를 올려 최대한 실세금리에 가까운 수준까지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은행들의 자금상황이 예전보다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우선 시중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만큼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특판상품을 출시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풍부한 유동성도 또 하나의 이유다.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은 고금리 특판상품으로 자금을 끌어온데 이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은행을 중심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은행 등 5개 시중은행 총수신은 지난달 말 현재 720조503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6조513억원 급증했다. 월중 증가액은 지난 2월 19조5608억원 이래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수신 잔액은 늘고 있지만 여기에 쌓여만가는 자금들을 대출할 곳이 마땅하지 않은 은행들에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돈은 넘쳐나지만 돈을 굴릴 투자처나 운용처가 마땅하지 않고 있어 지금은 오히려 부담”이라며 “고금리 상품이 실종되어 예금자 입장에서는 고금리 상품가입은 어렵지만 원금 보장과 함께 높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는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을 이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조언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