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투증권이 지난 25일 본사매각을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이 사흘전에 보유지분(9.62%)을 모두 매각하며, 연기금이나 외국계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우리금융지주 인수자금 마련하려는 계획에 빨간불이 커진터라 더 그렇다. 가장 극렬히 반대하는 쪽은 노조측이다. 노동조합은 21일 이번 본사매각이 지주사 M&A자금마련이 일환이라며 강경한 입장이다.
그 근거로 본사사옥이 수익성이 우수한 고정자산임을 제시하고 있다. 매년 100억원 이상의 임대수익이 창출하는 점을 감안하면 사측이 내세우는 법인세감면혜택도 적어도 4년 안에 메운다는 것. 여기에 연 70억원에 이르는 사무실 임차에 따른 비용부담까지 더하면 이익보다 손실이 큰데, 굳이 매각에 나서 대주주 M&A자금마련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문성득 노조수석부위원장은 “최근 좋은 실적에서 보듯 굳이 매각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며 “하나금융지주는 증권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로 매각대금을 사내에 유보하더라도 배당으로 빼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하나대투증권측은 본사매각과 M&A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더 깊어지기 전에 매각으로 제값을 받는 차원이며, 올해 안에 팔면 약400억원 안팎의 법인세 비과세 혜택도 있어 수익률극대화 차원에서 단행됐다고 손사례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본사 장부가는 1100억원으로 시가는 약 3000억원 안팎”이라며 “우리금융지주 인수가를 시장에서 5~6조원으로 평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본사매각대금으론 터무니없이 적은데,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위의 오피스타워를 봐도 공급과잉으로 공실률이 늘고 있다”며 “부동산시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이익극대화를 위해 매각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본사사옥은 24층이지만 우리의 실제 사용률은 40%에 불과하다”며 “임차에 대한 비용부담도 적은 편”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사옥매각이 1석2조를 노린 다목적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M&A전문가는 “이번 본사매각은 수익과 M&A자금마련을 염두한 다목적 차원”이라며 “여의도, 마포에도 오피스빌딩이 잇따라 세워져 임대가 놓기 어려워지며 임대료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금융지주 입찰에서 매각자 입장에선 일부 현금으로 일부 주식병합으로 파는 것이 유리하다”며 “매입자인 하나금융입장에선 일정부분 자금마련으로 우선협정자로 선정된 뒤 재무적투자자를 유치할 가능성이 높아 사옥매각자금은 다목적카드로 유용하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