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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개인형 IRP 퇴직연금’ 격돌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17-07-10 00:57 최종수정 : 2017-07-10 06:46

26일 가입대상 확대…비대면 수수료 인하 검토
주거래 고객 선점 마케팅 고조…과당경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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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개인형 IRP 퇴직연금’ 격돌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이달 26일부터 사실상 모든 근로소득자가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가입할 수 있게 되면서 은행들의 고객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 730만 가입대상 확대…우리·기업, 수수료 공략

개인형 퇴직연금(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은 직장인이 이직하거나 퇴직할 때 받은 퇴직금을 적립했다가 55세 이후에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찾을 수 있게 만든 퇴직금 관리계좌를 말한다. 연간 1800만원 한도(퇴직급여 제외) 개인 부담금 추가 납입이 가능하고 개인연금저축과 합산해 연간 최대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세제 혜택이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 4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자영업자, 공무원, 군인 등이 새로운 가입대상에 추가됐다. 기존 직연금제 가입 근로자와 퇴직금을 수령한 퇴직근로자로 한정됐던데서 가입대상이 730만명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012년에 도입된 IRP는 지난해 말 적립금이 12조 4000억원 수준이다. 전체 퇴직연금 시장이 147조원으로 비중은 8.4%에 불과하지만 은행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은 최근 하반기 시작을 알리는 7월 조회사에서 “개인형 IRP 퇴직연금은 연금수령 은행이 대부분 주거래 은행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미래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은행들은 제도가 시행되기 전인 올해 5~6월부터 개인형 IRP 계좌 유치를 위한 사전예약제까지 실시하며 발빠르게 대응했다. 은행권은 가입기간이 10년 이상 장기인데다 저금리 상황에서 수수료 수익도 기대할 수 있는 IRP에 관심이 높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영업채널에 IRP 상품 교육을 철저히하는 것은 물론, 가입대상 고객에게는 안내 이메일을 발송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수수료 인하도 검토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IRP 상품의 평균 수수료는 0.4%~0.5% 수준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부담없는 IRP 가입을 위해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등 비대면 채널 가입자에게 수수료 할인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주거래 고객인 IBK기업은행도 수수료 부담 최소화를 내걸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7월 기준 기업은행의 IRP 수수료는 0.35%로 주요 시중은행의 수수료율 대비 최대 0.15%포인트 저렴하다”며 “은퇴시점에 맞춰 자산배분을 알아서 해주는 타겟데이트펀드(TDF) 시리즈, 글로벌 자산배분을 위한 해외펀드, 로보 어드바이저(RA)를 활용한 재간접펀드 등 상품 선택범위도 넓혔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IRP 신규·자동이체 고객을 대상으로 편의점 모바일 기프티콘을 제공하는 등 이벤트를 이달 3일부터 선착순 5000명 대상으로 진행중이다.

지방은행 중 DGB대구은행은 주식형 펀드 등도 추가로 출시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독자시스템이 구축되는 올 10월 이후에는 별도 서류없이 비대면 채널에서 개인형 IRP를 신규 가입할 수 있도록 구현할 것”이라며 “지역 밀착 영업을 통해 지역 연금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 연금 업무 담당자는 “퇴직연금제도는 세제혜택과 은퇴자금 마련 등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모바일을 통해서 계좌를 개설하고 다양한 상품을 통해 자산관리를 쉽고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전예약제’까지…수익률 엄정평가 필요

문제는 과열경쟁이다. 특히 730만명의 새로운 고객군을 선점하기 위해 은행들이 사전예약제와 각종 프로모션을 감행하고 KPI(핵심성과지표) 배당으로 실적 압박도 가할 만큼 유치전이 치열해 자칫 불완전 판매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금융노조(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는 가입대상 확대를 한 달 가량 앞둔 지난달 20일 “IRP 과당경쟁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금융노조는 “지난 2005년 개인퇴직계좌(IRA) 제도 도입 당시 모든 은행들은 퇴직급여를 퇴직계좌로 전환하면 훨씬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처럼 홍보했고 2012년 IRP 도입 때도 마찬가지였다”며 “지난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과당경쟁도 1만원 이하 ‘깡통계좌’를 양산했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가입대상이 늘었다고 사전예약제도 같은 유치전을 벌이는 것은 불완전 판매로 인한 금융소비자 피해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짙다”며 “껍데기에 불과한 점유율 경쟁은 즉각 중단해야 하며 감독당국도 선제적 예방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저조하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기간 수익률은 DB(확정급여)형 퇴직연금과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기업형IRP 포함) 각각 1.68%, 1.45% 반면, 개인형 IRP 수익률은 1.09%로 가장 낮았다. 은행 정기예금에도 미치는 못하는 수준이다.

물론 은퇴자금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원리금 보장상품 등에 대한 선호가 높은 측면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IRP 적립금의 64% 가량이 시중은행에 예치돼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소극적인’ IRP 상품 운용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보험연구원의 ‘개인형 IRP 수익률 현황과 과제’ 리포트는 2016년 기준 제도유형 별 5년 장기 수익률을 비교해 볼 때 개인형 IRP의 5년 장기수익률이 2.64%로 DB형(2.77%), DC형(3.05%) 대비 낮다는 점을 꼬집는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제도 중 금융회사가 거의 동일한 펀드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는 개인형 IRP와 DC형 퇴직연금의 실적배당형 자산 수익률이 자산 포트폴리오가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장기성과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성과 차이는 가입자의 수익률 관리 노력 여부가 일부 요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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